‘관계개선 따라 부족 우려’ 분석

남북 간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 예산안(정부 안)에 1조977억 원이 편성된 남북협력기금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남북협력기금이 증액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남북협력기금(예산 편성 기준)은 2015년 1조2348억 원, 2016년 1조2550억 원 등으로 책정됐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2017년 9588억 원, 올해 9593억 원으로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에 남북 경제협력 등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남북협력기금을 전년 대비 1384억 원 늘어난 1조977억 원으로 편성했다.

내년 예산안에 편성된 남북협력기금의 주요 사용처는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 남북경협 인프라 구축 5044억 원, 남북회담 개최 횟수 확대 등 남북회담 추진 16억 원,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 등 사회문화교류 확대 205억 원, 이산가족교류 확대 비용 336억 원 등이다.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풀리는 것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남북 경협에 필요한 자금 소요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예산 당국은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남북 경협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남북 관계의 변화 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19일 고용·산업위기 지역인 전북 군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건이 조성된다면 남북 경협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정부 안)에 편성된 남북협력기금 규모도 만약의 상황을 가정해 편성한 것인데, 현재 남북 관계의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