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호센터 인력 태부족
유럽은 1명이 장애인 1명 맡아
한국에선 5명 돌봐야하는 현실
행정·음식조리·운전까지 담당
충원위해 정부 지원 확대 호소

서울시의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서는 평균 장애인 10∼15명을 사회복지사 3∼4명이 간신히 돌보고 있다. 서울시가 기본 3명의 인건비만 지원하고, 발달장애인 1급인 최중증 장애인 다수 이용시설로 분류될 경우 1명을 추가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명묵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은 19일 “유럽 등 국가에서는 중증장애인 1명당 1명의 사회복지사를 배정하고 행정·음식 조리 등을 위한 인원은 별도로 두는데, 한국은 사회복지사 1명이 5명의 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발달장애인 15명을 돌보는 서울의 한 복지관 부설 주간보호센터에서 근무하는 박모(여·37) 씨는 자신을 포함해 4명의 사회복지사와 일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달장애 1∼2급 장애인들을 돌보지만, 손이 턱없이 부족하다. 누구라도 휴가를 가거나 외부 교육을 받기 위해 자리를 비우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서울시에서 대체 인력을 지원하지만, 이마저도 1년간 최대 5일이 전부다. 박 씨는 “점심시간에도 센터 이용자들의 식사를 챙겨야 하고, 양치까지 도와야 해 복지사들은 쉬는 시간 없이 계속 일해야 한다”며 “개인 맞춤형 돌봄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복지관 부설 센터 외에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곳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한 독립 센터에서 일하는 이모(여·56) 씨는 식사 조리, 설거지를 비롯해 장애인 통원차량 운전 등을 4명이 돌아가면서 할 때가 많다고 했다. 이 씨는 “중증 장애인들은 잠깐 한눈을 팔아도 사고가 날 수 있다”며 “사회복지사처럼 업무시간 내내 함께할 인력이 충원되지 않으면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센터에 시설장 1명을 두고 장애인 4명당 1명의 사회재활교사와 기능직 1명을 채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서울시 인력 지원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서울시에서는 은퇴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50플러스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센터 121개소에 총 226명을 보조 인력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 보조인력은 근무시간이 월 57시간으로 짧은 데다 제한적인 업무밖에 맡길 수 없는 비전문가라는 한계가 뚜렷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비만으로 인력 지원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 121개소의 센터가 있다 보니 한 명씩만 증원하더라도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며 “정부의 국고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