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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글로벌 담배·니코틴 포럼 참석 스웨너 오타와大 교수

“과태료 부과·담뱃값 인상은
흡연율 감소 전혀 도움 안돼
정확한 유해 정보제공 필요

담배 갑 표면 경고성 그림도
유형별 유해따라 차별화해야”

“정부가 일방적으로 흡연자들에게 금연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담배의 유해성을 줄이는 데 금연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금연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데이비드 스웨너(사진) 캐나다 오타와대 법학부 교수가 현재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금연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무작정 흡연을 ‘질병’으로 간주하고 세금 부과나 흡연자들에 대한 과태료를 매기는 방식의 징벌적인 정책은 흡연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웨너 교수는 지난 12~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담배·니코틴 포럼(GTNF)’에서 기조연설자 중 한 사람으로 참석했다. GTNF는 담배 및 니코틴에 대한 최신 이슈를 다루는 글로벌 행사다. 2008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정부기관, 공중보건 전문가, 담배업계 관계자, 언론 등이 모여 담배의 유해성 감소, 국가별 규제, 소비자 니즈 변화 및 기술 등의 주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스웨너 교수는 변호사 출신의 법학자이지만 금연정책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공공보건 전문가다. 최근 담배업계의 주요 화두로 꼽히는 ‘유해성 감소’(Harm Reduction) 정책의 지지자로, 세계 최초로 유해 감소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법제화 한 주역이다.

스웨너 교수는 포럼 첫날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금연정책이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기존 태우는 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체 제품의 개발이 필요하고, 이를 일반 담배와 차별화해야 한다”며 “스웨덴에서 씹는 담배에 매기는 세금을 일반 담배에 비해 낮게 책정하면서 흡연율을 현저하게 낮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 갑의 경고그림도 유형별 유해성에 따라 차별화해야 한다”며 “태우는 담배와 덜 유해한 전자담배의 경고 그림이 같다면, 소비자들은 가장 해로운 유형의 태우는 담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은 물론 영국, 일본에서 널리 이용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스웨너 교수는 “태우는 담배를 피우는 것은 수류탄으로 저글링(Juggling)을 하는 것과 같다”며 “궐련형 전자담배처럼 안전한 방식의 저글링도 있는데 굳이 몸에 해로운 태우는 담배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민건강이라는 말을 앞세운 담배가격 인상정책은 흡연자들에게 비인도적이며, 효과적이지도 못하다”며 “소비자들에게 담배의 유해성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덜 유해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바꿀 수 있는 방향으로 먼저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피터 닉슨 필립모리스 영국·아일랜드 법인 대표 등 담배업계 관계자들은 기조연설 등을 통해 담배의 유해성 감소와 관련, 과학적 검증과 연구,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등이 향후 담배·니코틴 시장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