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기업·학자 출신 등
문호 넓히자 지원자 밀물
‘官피아·노후用 탈피’ 주목

민선 7기 들어 지방자치단체가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문호를 넓히면서 정부 관료, 대기업 임원, 교수 등 쟁쟁한 인물의 지원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해당 지자체 퇴직 공무원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해 ‘관피아’ ‘노후 보장용’ 비판을 받아온 지자체 산하 기관장에 이들이 대거 입성해 새바람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1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공모가 진행 중인 경북도의 경북경제진흥원장,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 자리에 외부 인사들이 몰려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북경제진흥원장 공모에는 삼성 등 대기업 임원과 교수 출신 등 9명이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는 경북도 경제부지사 공모에 낙방해 재도전한 대기업 임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모두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어서 후보자를 압축하기 힘들 정도”라고 귀띔했다.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 자리는 무려 10명이 지원했으며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은 물론, 대기업 간부에 주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장을 지낸 인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산하 한국국학진흥원장 자리는 교수, 정부 관료 등 4명이 지원, 경합 끝에 조현재(58)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내정됐다.

광주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공모 지원자도 외부 인사 일색이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 공모에는 공기업 임원과 간부, 경제단체 간부, 관료 출신 등 모두 6명이 지원했다. 광주시도시공사 사장은 경합 끝에 노경수 광주대 교수가 내정됐다. 광주시는 올 연말까지 산하 전체 기관장 21명 중 8명을 선임하며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실력파 외부 인물의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0여 명을 뽑는 부산시의 산하 기관 대표와 임원 공모에도 외부 전문가가 많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는 개방직 간부 공무원에 변호사, 디자인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안동=박천학·광주=정우천·부산=김기현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