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野 정치권 반응

민주당 TV 지켜보면서 박수
한정애 수석 부의장 눈물도
평화당·정의당도 “환영” 밝혀

김성태 “속 빈 강정 우려돼”
바른미래 “비핵화 매듭 없인
평양 유람에 그치는 행사 돼”

정치권은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장면을 TV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며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정당 대표가 특별수행원으로 함께 방북한 정당은 한껏 희망 섞인 메시지를 내놓은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문 대통령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을 환송한 뒤 곧바로 국회로 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TV를 통해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지켜봤다.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1년 전만 해도 핵 전쟁을 걱정했는데 이게 얼마나 드라마 같은 모습인지 소름이 끼친다”며 박수를 쳤고,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곧이어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원내대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의 더 높은 발전, 그리고 긴장 완화를 위한 목표를 갖고 대처해야 한다”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핵화와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등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전 방북에 앞서 CBS 라디오에 출연해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말이 있듯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 자체가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완전한 비핵화 조치 내용을 김 위원장이 직접 입으로 이야기하면 최상이고, 문 대통령이 이를 미국에 전해도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방북 전 낸 별도 메시지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우리 정치에서 함께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 야당은 다소 냉정한 메시지를 내놨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비핵화 의제가 평양 정상회담의 의제로 올라간 것은 전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비핵화가 미·북 간 핵심 의제로 다뤄지고 있는 마당에 중재자 입장에서 비핵화 촉진이 아니라 비핵화 자체를 의제로 삼는 것은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로드맵, 그게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 비핵화가 공식 천명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첫 번째 매듭”이라며 “의제를 펼쳐놓고 협상할 게 아니라 하나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행계획을 받아와야 한다”면서 “매듭을 푼다면 종전선언은 물론 대북제재 재검토를 이끌어 내 남북한 교류협력도 촉발할 수 있지만, 매듭을 풀지 못한다면 200여 명 방북단의 평양 유람에 그치는 행사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민병기·김윤희·이은지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