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정은 부부의 영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18일 오전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나 서로 포옹하는 장면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역사적 만남의 순간

김정은 등장 막판까지 베일
리설주와 함께 깜짝 영접

文대통령 나타나자 박수 환영
3차례 포옹… 격의없이 인사

“대통령 각하 위해 분열했다”
北 인민군의장대 사열 행사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역대 최고 수준의 영접을 받으며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20여 분간 진행된 공식 환영행사에서 두 정상은 시종일관 환하게 웃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4월 판문점 정상회담 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만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밝게 웃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오전 9시 55분쯤 문 대통령이 탑승한 대통령 전용기가 순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하자 북측 인사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김 위원장과 리 여사가 문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기 위해 공항 청사에서 환영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리 현장에 대기하던 남북 인사들의 표정에서 안도감이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예의 검은색 인민복에 뿔테안경을 착용하고, 리 여사는 짙은 감색 치마 정장에 가슴에 꽃을 단 차림이었다. 김 위원장 내외의 공항 영접은 문 대통령의 도착 직전까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남측의 기대대로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파격 영접’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나타냈다.

10시 9분 문 대통령의 전용기에 메인 트랩이 설치되고 레드카펫이 깔리자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트랩 밑에서 대기하던 김 위원장 내외는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계단을 내려온 문 대통령은 곧장 김 위원장을 세 번이나 얼싸안고 악수를 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김 여사도 리 여사와 손을 맞잡으며 환담을 주고받았다. 이후 문 대통령과 리 여사, 김 위원장과 김 여사의 인사가 이어졌다. 이번 정상회담 중 첫 대면 내내 두 정상 내외는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 위원장 내외의 영접을 받은 문 대통령 내외는 북측 남녀 화동으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았다. 이후 김 위원장은 레드카펫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최룡해 및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도 남측 수행원을 소개하며 화답했다.

김 위원장의 영접에 이어 북측 인민군 의장대 사열로 공식 환영행사가 시작됐다. 북측 의장 대장인 김명호 육군대좌는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군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분열하였습니다”라고 신고하며 사열 행사를 시작했다. 동시에 ‘조선인민군가’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두 정상 내외는 레드카펫을 따라 단상으로 이동하며 의장대의 경례를 받았다. 남측 대통령이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문 대통령이 세 번째다. 앞서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그러나 지난 두 차례 사열 때와 달리 이번에는 도착 직후 곧바로 사열이 이뤄졌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장대 앞으로 사열하는 동안 21발의 예포소리가 들렸다.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행사가 끝난 후 두 정상 내외는 북측 환영 인파 옆으로 나란히 걸어가면서 손을 흔들고 답례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 북측 주민들에게 감사의 악수를 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제 그만 됐다’는 듯이 문 대통령의 등을 짚어 다음 동선을 안내했다. 숙소로 향하기에 앞서 문 대통령 내외는 다시 한번 환영 인파를 향해 돌아서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평양공동취재단·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