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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영화 중복출연배우 ‘화제’
박성웅,‘물괴’ ‘안시성’ 나와
장광,현대극·사극 오가는 연기
정인겸,기자·책사 역할로 열연

추석 대목을 맞아 극장가 대전이 시작된다. 한주 먼저 포문을 연 ‘물괴’(감독 허종호)에 이어 19일 ‘협상’(감독 이종석), ‘안시성’(감독 김광식), ‘명당’(감독 박희곤)이 19일 나란히 출발선에 선다.

주연 배우와 감독을 비롯해 유력 투자배급사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을 앞두고 특히 표정관리에 신경써야 할 배우들이 있다. 추석 시즌 나란히 극장에 걸리는 영화에 중복 출연한 배우들이 그 주인공이다.

선굵은 연기로 매 작품마다 선명한 족적을 남기는 배우 박성웅은 사극 두 편에 동시 출격했다. ‘물괴’에서 괴물을 잡기 위해 나선 수색대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착호갑사의 수장 진용 역을 맡은 그는 ‘안시성’에서는 당나라 20만 대군을 이끄는 당태종 이세민을 연기했다. ‘물괴’에서는 고난도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면, ‘안시성’에서는 중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안시성을 옥죄여가는 이세민의 묵직함을 표현했다. ‘안시성’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에서 박성웅은 주인공의 대척점에 서는 역을 맡았다”며 “그의 연기가 빛을 발한 덕분에 긴장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고 평했다.

장광은 ‘협상’과 ‘안시성’으로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안시성’에서 소벌도리 역을 맡아 짧지만 굵직한 연기로 힘을 보탠 그는 ‘협상’에서는 막강한 권력을 지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황주익을 연기했다. 최악의 인질극이 벌어지게 된 배경과 관련이 있는 인물로 이 영화의 막바지까지 긴장의 끈을 이어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정인겸 역시 장광과 마찬가지로 ‘협상’과 ‘안시성’에 동시에 얼굴을 비친다. 정인겸은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하야시 역을 맡고, 영화 ‘암살’에서는 일본 영사관 정보국 요원 사사키를 연기하는 등 일본인 역할을 잇따라 선보여 대중의 눈도장을 받은 배우다. ‘협상’에서는 주인공 민태구(현빈 분)에게 억류당한 신문기자 이상목으로, ‘안시성’에서는 이세민의 곁을 지키는 책사로 각각 분한다.

세 배우 모두 ‘안시성’에 나란히 출연한다는 점도 이채롭다. ‘안시성’이 추석 극장 대전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함께 웃겠지만, 다른 영화의 흥행 성적이 더 높다면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협상’의 관계자는 “네 영화 모두 차별화된 소재를 내세웠고 입소문도 좋아 1명의 관객이 여러 영화를 연이어 관람할 가능성이 크다”이라며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의 같은 얼굴, 다른 연기를 찾아보는 것도 관객들에게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