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에서 유해물질 검출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먹는 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취수원 이전에 직접 나섰다. 대구시가 12년째 추진 중인 취수원의 낙동강 경북 구미공단 상류 이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민들의 활동이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대구 취수원 이전 범시민 추진위원회는 17일 대구 북구 대구도시공사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개최하고 취수원 이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대구에서 취수원 이전을 위해 민간 조직이 꾸려진 것은 처음이다. 추진위는 대구시새마을회, 대구시 주민자치회 등 지역 102개 단체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100만 명 서명운동, 캠페인, 범시민결의대회, 환경부 및 국회 방문 등으로 대구 취수원의 조속한 이전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대구 시민들은 1991년 페놀 사태 이후 지난 6월 과불화화합물 검출까지 총 9차례의 구미공단 수질사고로 먹는 물 고통을 겪었다. 대구 수돗물은 구미공단 하류 달성군 매곡리에서 취수되며 구미공단에서 수질사고가 날 때마다 유해물질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2006년부터 취수원 이전을 추진하면서 낙동강 구미공단 상류 해평취수장까지 55㎞에 걸쳐 관로를 매설해 물을 끌어오기로 했다. 하지만 구미시와 구미 시민들이 재산권 침해와 용수 부족에 따른 기업 유치 악화 등의 이유로 반대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덕천(전 대구시의회 의장) 추진위 공동 대표는 “대구 시민은 수십 년 동안 먹는 물 문제로 고통받고 있지만, 취수원 이전은 고착상태에 놓여 있다”면서 “이는 시민들의 생존권 문제로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