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망설였는데… 문화예술인 의무라 생각해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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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 신임 예술의전당 이사장
“비상임이라 연극 무대는 계속”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던 연극배우 손숙(74·사진) 씨가 서울 예술의전당 이사장에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그동안 예술의전당과 국립극단 비상임 이사, 마포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공공 문화예술시설·기관 운영과 문화예술 정책 등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온 손숙 씨를 예술의전당 이사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손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이도 있고 해서 굉장히 망설였다”며 “처음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의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이 공연장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권위 있는 곳이잖아요. 사명감을 가지고 해보겠습니다.”

손 이사장은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운영은 전적으로 사장의 역할이고, 이사장은 이사회를 꾸리는 게 기본 역할”이라며 말을 아꼈다. 손 이사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6년 동안 예술의전당 비상임 이사직을 맡은 바 있다. 그러나 손 이사장은 “요즘의 예술의전당 사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며 “다만 예술의전당이 자체 프로그램이나 예술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공연과 전시를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대관 위주로 운용되는 것에 대한 안팎의 비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이사장은 이어 “기업인이 아닌 배우에게 예술의전당 이사장 자리를 맡긴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내게 기대하는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주변으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지난 7일부터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공연 중인 연극 ‘장수상회’에서 배우 신구와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 금님 역할을 맡아 무대에 서고 있다. 손 이사장은 “예술의전당 이사장은 비상임직이라 연극 무대에는 앞으로도 계속 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신임 이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오는 2021년 9월 16일까지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