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교체’ 칼 휘두를
당무감사위장엔 황윤원 교수
김병준, 본격 인적 청산 돌입

자유한국당이 17일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와의 대화’에서 노 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김영종 전 검사를 당 윤리위원장에 임명했다. 한국당은 또 ‘당협위원장 교체’ 칼을 휘두를 당무감사위원장에 황윤원 중앙대 교수를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인적 청산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열고 김 전 검사를 윤리위원장에, 황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김 전 검사는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해 “대통령께서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때 왜 전화를 했느냐”고 질문을 던졌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이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답하면서 세간의 큰 화제가 됐다. 김 전 검사는 이후 법무부 검찰국 검사,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7월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제외되면서 옷을 벗었다.

윤리위원회는 당원 등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김 전 검사는 앞으로 인적 청산 작업이 본격화하면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교수는 행정 전문가로 당무 행정을 맡기에 최적의 인물이라는 것이 한국당 측의 설명이다. 한국당은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에 대한 당무 감사에 착수, 그 결과를 토대로 연말쯤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계획이다. 당무감사위원장 교체는 ‘김병준 비대위’의 인적 청산 신호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실제 이번에 교체되는 당협위원장들은 오는 2020년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공천을 받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6·13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갔던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15일 귀국하면서 한국당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벌써 전당대회를 비롯한 차기 당권 경쟁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칫 이런 흐름이 현재 비대위에서 추진 중인 혁신 작업에 장애가 되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