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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용 회장 긴급 기자회견…한의정 협의체 무산 관련 의사협회 비판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함께 진행한 ‘한의정 협의체’의 무산에 개의치 않고 ‘통합의료’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최혁용(사진)한의협 회장은 12일 서울 허준로 협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한의정 협의체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졌고 의료일원화라는 큰 틀에 동의하고 합의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지만, 의사협회의 막판 급작스러운 태도변화와 일방적인 언론플레이로 폐기됐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의협은 지금까지 대외비를 전제로 진행해 온 ‘한의정 협의체’에 대한 세부경과도 공개했다. 최 회장은 “당초 한의사 의료기기 문제로 만들어진 협의체가 의사협회 요구로 의사와 한의사 면허통합, 교육체계 일원화 등으로 논의주제를 확대했다”며 “9월 초에 최종합의안이 나왔는데도 의사협회가 일방적으로 폐기를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0일 최대집 의협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은 협의안에 수용불가 결론을 내렸고 한의사제도와 한의대는 폐지해야 한다”며 “조만간 새로운 통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이번 한의정 협의체 파기에 따른 모든 책임은 국민과 언론 앞에서 폐기선언을 한 의협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이날 밝힌 협의체의 최종합의안에는 2030년까지 의사와 한의사 면허 및 교육과정을 통합하는 의료일원화를 실현하고, 보건복지부 산하에 이를 논의하는 기구를 만들어 2년 내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칭 ‘의료발전위원회’를 만들어 기존 면허자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문구도 합의안에 들어있다.
최 회장은 “최종 합의안을 만들면서 문구를 바꾸달라는 의사협회 요구를 2차례나 수용했지만 최대집 의사협회장이 내부 설득에 실패한 것 같다”며 “그 이후에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체 논의와 한의사를 부정하는듯한 발언을 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의협의 협의안과 달리 이미 한의사들은 ‘통합의료’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게 한의협의 평가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2012년 발표한 ‘의대와 한의대의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 방안연구’를 근거로 제시했다. 한의과대학과 의과대학 강의의 75%가 유사했다. 또 한의대와 의대 모두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KCD)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이에 따라 동일한 질병명으로 건강보험을 청구하고 있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관해서 한의협은 관련 의료법 개정안 논의를 다시 국회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또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 책임자에 한의사를 포함하도록 해당 시행령을 즉각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한의사가 한의병원과 요양병원의 병원장으로 X-레이에 대한 실질적인 설치 및 관리자이므로 시행규칙 개정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최 회장은 “의료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만성질환 관리제와 장애인 주치의제, 치매국가책임제, 커뮤니티케어 등에 한의사의 참여와 역할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또 의사 수의 부족은 환자의 불편함과 의료의 질을 초래하므로 의사 증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18’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3명 수준으로 OECD 평균 3.3명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인 멕시코 보다도 적다는 근거를 들었다.
아울러 한의협은 ‘한의사 4대 실천선언’으로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의료기기 5종, 소변 및 혈액검사를 포함하는 각종 진단기기를 진료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 △아피톡신, 멜스몬, 라이넥, 미슬토, 타나민 등 한약으로 만든 주사제와 비타민, 생리식염수, 포도당액, 아미노산 등 한의사의 면허범위에 속하는 물질의 주사제를 약침 시술에 도입 △신바로, 레일라, 스티렌, 조인스, 시네츄라, 모티리톤 등 천연물 유래 의약품 처방 △의사가 치료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모든 환자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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