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북적이는 실업급여 창구 실업대란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실업급여 접수창구에 많은 실직자가 몰려 상담을 받으며 급여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실업급여 지급현황 분석 결과
50代 수급자 전연령대중 最多
경제허리 40代 수급자도 급증

全연령 실업자수 20년來 최고
60代 이상도 무려 165% 증가
민간부문 일자리 감소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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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가 8개월째 100만 명을 웃돌고 8월 취업자는 단 3000명에 그치는 ‘고용참사’가 이어지면서 직장을 잃고 길거리에 내몰려 고통에 떨어야 했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끔찍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가 동시에 일자리를 잃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업의 고통이 대(代)를 이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문화일보가 13일 통계청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부터 올해까지 발표한 고용동향을 분석했더니 8월 기준 대부분 연령대의 실업자 수가 20년 사이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대 실업자 수는 40만8000명으로 48만1000명을 기록한 1999년 이후 처음 40만 명대를 넘어섰다. 30대 실업자 수는 21만5000명으로 20만5000명을 기록한 2011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20만 명대를 넘어섰다. 40대 실업자 수는 18만6000명으로 27만1000명을 기록한 1999년 이후 20년 만에 다시 20만 명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20년 전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50∼60대의 실업자 증가 폭은 더욱 심각하다. 50대 실업자 수는 19만2000명으로 15만8000명을 기록한 20년 전보다 3만4000명 더 많다. 60대 이상 실업자 수는 10만6000명으로 20년 전(4만 명)보다 165%나 증가했다.

이의 영향으로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는 이들도 세대를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의 실업급여지급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7월 기준 20대 수급자 수는 5만3449명으로 고용정보원이 연령별로 실업급여 지급현황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수급자 수는 9만4081명으로 9만5922명을 기록한 2015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가정경제, 사회의 핵심 주축인 40∼50대는 더 암울하다. 40대 수급자 수는 9만3505명으로 9만7855명을 기록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9만 명대를 돌파했다. 50대 수급자 수는 11만6538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다였고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도 9만4054명으로 처음 9만 명대를 넘어섰다.

이를 초래한 가장 큰 요인은 민간 일자리 감소다. 지난 8월에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세금과 기금에 의존하는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를 제외한 민간 일자리는 17만 명 감소했다. 올해 1∼8월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 민간 일자리 수는 △1월 23만2000명 증가 △2월 2만 명 증가 △3월 3만5000명 감소 △4월 10만2000명 감소 △5월 15만2000명 감소 △6월 15만 명 감소 △7월 21만 명 감소 △8월 17만 명 감소로 집계됐다. 민간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정부 예산이 대거 투입되는 일자리가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겨우 지탱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내년도 일자리 예산으로 올해보다 22%를 늘린 23조5000억 원을 책정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전환 없이 민간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고용 참사의 원인에 대해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