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동행제안도 거부
靑선 의장단 등 訪北 추가설득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를 겨냥,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두어달라”고 한 것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국회의 적극 협력을 요청하는 동시에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음 주 있을 문 대통령의 방북 및 평양 남북정상회담 동행 요청을 거부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의 결정을 우회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여야가 평양 남북정상회담 후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논의하기로 했음에도 ‘정상회담 전 제출’이라는 절차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비준 동의안을 의결해 국회로 보냈다. 청와대는 또 북한에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남북 합의 내용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비준 동의안과 여야 대표 북한 방문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야당은 이에 대해 “보여주기식 정치” “정략적 의도”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청와대가 저렇게 자신들만의 입장을 계속 내세우는 것은 정략적인 의도라고 오해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cpbc 라디오에 출연해 “보여주기 정치”라며 “판문점선언은 정치적인 합의이지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고 구체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회 의장단과 한국당, 바른미래당이 거부 의사를 밝힌 국회·정당 대표 정상회담 동행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정식으로 동행 요청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거부 의사를 밝힌 의장단과 야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노력은 해보겠지만 국회의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주 평양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 실무회담은 이르면 12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김윤희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