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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

거의 매년 극심한 대립후 결정
합의에 의한 결정 단 2차례뿐
재심의 요청사례도 전혀 없어
공익위원 선임제도 개선 시급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인상된 최저임금의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30여 년 전(1986년)에 설정된 최저임금 결정방식을 시대변화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1일 발간한 ‘최저임금 결정방식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2000년대 이후에 노·사·공익 3자 합의에 따라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세계금융위기 영향이 이어지던 2008년과 2009년 단 2차례뿐”이라며 “거의 매년 극심한 노사대립 후 표결에 따라 최저 임금이 결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에 대한 정부의 재심의 요청이 지난 30여 년간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최저임금위 권한에 대한 견제가 이뤄진 사례가 없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특히 현행 최저임금위원회(근로자 대표위원, 사용자 대표위원, 공익 대표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체제 하에서는 사실상 공익위원이 최저임금 결정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실을 적시한 뒤, “공익위원의 임명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어 전문성·공정성·중립성 등을 모두 갖춘 공익위원의 임명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행 최저임금 결정방식의 한계 극복 방안으로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정하는 공익위원들로만 구성된 ‘최저임금 구간설정위원회’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 △최저임금 결정 권한 국회 이양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특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함으로써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용부 장관이 최저임금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이를 심사·의결하거나 승인을 받아 확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는 법률상 최저임금위의 최저임금안을 정부가 고시해야 하며, 해당안에 대한 재심의 요청만 (정부가) 가능해 최저임금 결정의 책임소재가 다소 불분명하다”면서 “최저임금 결정권한에 걸맞은 책임성 확보방안 문제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어 권한의 국회이관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제노동기구(ILO) 지침서의 내용을 고려해 사회적 파트너 간의 충분한 협의와 참여를 보장하고 적시에 최저임금 결정이 가능한 의사절차와 국회 내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독립된 전문가 및 통계지원조직 확충 등의 방안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