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몸풀기는 즐겁게…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두번째 모의고사
내일 칠레와 평가전

코스타리카보다 조직력 좋아
점유율 높여 경기 지배해야
기성용 송곳패스로 골 사냥
역습땐 유기적 플레이 중요

코스타리카와 데뷔전에서 쾌승을 차지한 파울루 벤투(49) 축구대표팀 감독이 칠레와 두 번째 모의고사를 치른다.

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칠레와 평가전을 갖는다. 칠레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2위. 대표팀(57위)이 지난 7일 2-0으로 제압한 코스타리카(32위)보다 한 수 위다.

칠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보다 개인 기량은 뒤처지지만, 조직력은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칠레는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에선 6위로 탈락했다. 하지만 남미 최강을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 2015년과 2016년 아르헨티나를 제압하고 2연패를 달성했다.

대표팀에 칠레는 버거운 상대다. 역대 전적에서도 1패로 열세인 대표팀은 그러나 벤투 감독 부임 후 팀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대표팀보다 전력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던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한 끝에 2-0 완승을 차지했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벤투 감독은 높은 점유율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코스타리카를 무너뜨렸다. 대표팀은 코스타리카전에서 점유율 60%를 유지했고, 슈팅에서 11-4, 유효슈팅에서 7-1로 압도했다. 과거 답답했던 경기 스타일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최용수 SBS 해설위원은 “점유율을 높여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빠르게 공격 전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벤투 감독은 이에 대해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빠른 공격의 ‘키’는 중원 사령관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이다. 기성용은 코스타리카전에서 송곳 패스로 공격수들의 침투에 맞춰 공을 정확하게 배달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향하는 세밀한 패스에 코스타리카 수비진은 무너졌다. 전반 35분 남태희(27·알두하일)가 얻어낸 페널티킥도 기성용의 패스에서 비롯됐다. 기성용은 남태희의 문전 침투에 맞춰 패스를 연결했고, 미처 대응하지 못한 코스타리카 수비는 남태희에게 파울을 저질렀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은 뛰어난 선수이기에 오늘처럼 (공격적으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공격수의 침투에 맞춰 공을 연결하는 것이 내 임무다. 내가 원하던 플레이를 펼치고 팀에 도움까지 됐기에 기쁘다”고 말했다.

칠레의 중원은 그러나 코스타리카보다 강하다. 그 중심엔 아르투로 비달(31·바르셀로나)이 있다. 비달은 경기 내내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중원을 지배하기에 유럽 강팀들의 러브콜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비달은 유벤투스(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거쳐 지난달 바르셀로나(스페인)에 입단했다. 비달은 왕성한 공격 가담을 펼치기에 기성용과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빼어난 킥 능력을 지닌 비달은 특히 중거리 슈팅이 뛰어나기에 작은 공간이라도 허용하면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칠레는 또 단단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격하기에 대표팀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수비 조직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대표팀은 코스타리카전에서 좌우 측면 수비가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하고도 안정적인 커버 플레이를 펼쳐 유효 슈팅을 단 1개만 허용했다. 하지만 한 수 위인 칠레에 통할지는 미지수. 이 때문에 더 강력한 수비를 원하는 벤투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마치고 중앙 수비수 김민재(22·전북 현대)를 따로 불러 개인 과외를 시키는 등 칠레전을 준비하고 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