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조직 65명·이용자 75명등
일본에 서버 두고 해외서 운영

4300억 원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 20여 개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최모(44) 씨 등 3개 조직의 조직원 65명과 도박을 한 75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운영진 11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 등은 2011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일본에 서버를 두고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사무실을 설치해 스포츠 경기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의 회원들이 도박 자금으로 입금한 돈은 총 4300억 원으로 경찰은 이 가운데 131억 원가량의 범죄 수익을 국고로 환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는 경찰이 단일 사건 수사를 통해 국고로 환수한 액수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들에게 도박 배당금으로 나눠준 돈도 많아 이들의 계좌에 입금된 돈을 모두 수익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불법 사이트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 토토와 비슷하게 운영됐지만, 온라인에서 회차당 5만 원까지만 구매하도록 한도를 둔 스포츠 토토와 달리 최 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는 한 번에 100만 원까지 돈을 걸 수 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 등 일당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익금을 1000여 개의 대포 계좌로 분산 이체했으며 한 번에 500만 원까지만 인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수익금으로 강남권 고급 아파트와 제주도 땅, 고급 수입차 15대 등을 사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왔다. 최 씨 등 일부는 강원랜드 VIP 회원으로 수십억 원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