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성(왼쪽부터·홀슈타인 킬), 정우영(알사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주세종(아산 무궁화)이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 獨서 완벽 적응…A대표 복귀

골 감각에 순간 스피드 탁월
압박 전술 벤투號에 ‘최적’
포지션 안 가리는 ‘멀티맨’
“유럽서 뛰어보니 안 밀려”

무릎 부상 조현우는 제외

이재성(26·홀슈타인 킬)이 금의환향했다.

이재성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지난 7월 26일 전북 현대를 떠나 독일 2부 리그 소속인 홀슈타인 킬로 이적했다. 연봉이 전북 시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유럽 진출을 위해 이재성은 독일 2부 리그에 몸을 담았다. 독일 2부 리그는 지난 8월 4일 시즌에 돌입했고 이재성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1득점, 3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4개를 작성했다. 홀슈타인 킬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이재성은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49) 감독의 부름을 받아 독일로 건너간 뒤 35일 만인 지난달 30일 귀국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르는 벤투 감독은 이재성을 없어선 안 될 미드필더 자원으로 판단하고 그를 호출했다.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에 이재성은 딱 들어맞는다.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은 높은 점유율과 강한 압박을 앞세운다. 상대 수비를 최전방에서부터 차단하고 공을 오래 소유하면서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게 벤투 감독의 장기. 공격은 최선의 수비라는 게 벤투 감독의 지론이다. 이재성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 가담에 적극적이다. 특히 압박이 주특기. 그의 견제를 뚫고 전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게다가 순간 스피드가 탁월하고 정확한 골 감각마저 갖췄기에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재성은 독일 무대에서 한층 성숙해졌다.

3일과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소화한 이재성은 “K리그에선 유럽 선수들을 상대할 기회가 없었기에 늘 벽을 느꼈다”면서 “독일로 이적한 뒤 매일 유럽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체격 조건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홀슈타인 킬의 배려로 일찌감치 귀국해 시차에 적응하는 등 컨디션 조절을 마친 이재성은 미니게임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강조했고, 4일 두 번째 훈련에서는 최전방에 자리한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남태희(알두하일)와 함께 측면에서 지원해 합격점을 받았다. 이재성은 “대표팀에 발탁되는 건 언제나 영광”이라며 “사령탑이 벤투 감독으로 바뀌었지만 내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성은 또 “벤투 감독은 열정이 넘치기에 기대가 된다”면서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 전략에 최대한 나를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월드컵, 그리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통해 축구 열기는 뜨거워졌다. 이번 친선전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이은 축구 빅매치. 게다가 러시아월드컵 이후 처음 치러지는 A매치다. 이재성은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 우승 멤버. 당시 우승이 유럽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들 중에서도 이재성처럼 유럽에 진출하는 ‘후학’이 배출될 수 있다. 이재성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해 꿈을 펼치길 바란다”면서 “평가전에서도 축구 열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골키퍼 조현우(대구 FC)는 무릎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조현우는 지난달 23일 열린 이란과의 16강전에서 슈팅을 막은 뒤 착지하다가 수비수와 엉켜 넘어지면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조현우 대신 예비명단에 있는 송범근(전북)이 대표팀에 합류한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