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주미(국민체육진흥공단)가 30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사이클 트랙 여자 개인추발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연합뉴스

- 女 단체·개인추발 金 이주미

쾌속 레이스로 亞신기록 경신
“나를 넘는다는 생각으로 페달”

男 스프린트 값진 銅 임채빈
“내 인생서 가장 기분좋은 3등”

대표팀, 두터운 신뢰와 단결
현재 金5·銀1·銅3 ‘파죽지세’

또 신기록, 또 메달. 한국 사이클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파죽지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주미(29·국민체육진흥공단)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터내셔널 벨로드롬에서 열린 트랙 여자 개인추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250ｍ 트랙 12바퀴)를 달리며 맞은편에서 출발한 상대를 추월하면 승리한다. 추월하지 못하면 기록으로 우열을 가린다. 이주미는 결승전에서 마지막 1바퀴를 남기고 중국의 왕훙을 추월하는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가장 뛰어난 두 명이 맞붙는 결승에서 경쟁자를 추월하기란 쉽지 않은 일. 전날엔 박상훈(25·한국국토정보공사)이 남자 개인추발 결승에서 일본의 지카타니 료를 추월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상훈은 예선에선 4분 19초 672의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주미는 단체추발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모두 신기록을 수립하며 달성한 우승이다. 이주미는 개인추발 예선에서 3분 33초 048로 자신이 보유하던 아시아신기록(3분 34초 198)을 경신했다. 지난 28일 이주미와 김유리(31·삼양사), 김현지(25·서울시청), 나아름(28·상주시청) 등은 단체추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역시 아시아신기록(4㎞ 4분 23초 652)을 작성했다. 이주미는 우승 직후 “나만의 일기장에 ‘단체추발, 개인추발 2관왕’이라고 써놓았다”면서 “(2관왕을) 못 이루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달성하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주미는 “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그 누구도 넘지 못하기에 다른 누구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 나와 싸운다는 생각으로 페달을 밟는다”고 덧붙였다.

금메달 못지않은 값진 동메달도 나왔다. 임채빈(27·금산군청)은 남자 스프린트 동메달 결정전에서 사흐롬 무함마드 샤흐 피르다우스(말레이시아)를 제쳤다. 스프린트는 250ｍ 트랙을 3바퀴 돌며,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승리한다. 8강전부터 3전 2승제로 진행되며 임채빈은 동메달 결정 1차전에서 0.291초 앞섰으나 2차전에서는 0.127초 차로 뒤졌다. 3차전에서 임채빈은 사력을 다했고 사흐롬에게 0.017초 앞서 승리했다. 임채빈은 “입원하는 동안 훈련을 전혀 하지 못했다”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기분 좋은 3등”이라고 말했다. 임채빈은 29일 예선에서 200ｍ 9초 865(평균 시속 72.985㎞)의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수립했다.

사이클대표팀은 30일까지 금메달 5개, 은 1개, 동 3개를 수확했다. 역대 사이클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의 금 5개, 은 2개, 동 8개. 4종목을 남겨놓고 있기에 역대 최고 성적 경신이 유력하다.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남녀 개인추발, 남자 매디슨 등 중장거리 종목이 대부분이었지만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도로(금 2개), 트랙 중장거리와 트랙 단거리(금 3개)를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시아신기록 2개와 아시안게임 신기록 2개를 작성했다. 아시안게임 신기록은 모두 4개인 셈.

사이클대표팀의 비상은 두터운 신뢰와 단결이 밑거름이 됐다. 이주미는 22일 열린 개인도로(104.4㎞)에선 페이스메이커를 자처, 나아름의 금메달 획득을 도왔다. 이주미는 레이스 중반까지 앞서 달리며 선두그룹의 힘을 뺐고, 뒤에서 틈을 노리던 나아름은 15㎞를 남기고 치고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주미는 “개인도로는 자기만 생각하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면서 “개인도로 금메달은 (아름이와 나) 두 명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주미는 “코칭스태프가 심리적으로 도와주셔서 안정을 찾았다”, 김유리는 “감독의 작전과 지시에 모든 것을 맞췄기에 정상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강도 높은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여자 단체추발 선수들은 1주일에 3번 정도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기량과 체력을 끌어올렸다.

자카르타=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태극기 휘날리며 이주미(국민체육진흥공단)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터내셔널 벨로드롬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사이클 트랙 여자 개인추발에서 우승한 뒤 트랙을 돌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