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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용 참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경제단체의 고용·노동 현안 논의가 소득 없이 끝났다. 사안이 엄중함에도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며 경영계와 평행선을 달렸다. 김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세종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함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초청해 고용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일자리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선 자동차·조선업 경기 부진, 자영업 업황 부진, 인구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도 경제 심리에 영향을 끼쳤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부도 결국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참사의 원인 중 하나임을 인정했다.

이 같은 공감대 형성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은 경영계와 입장 차만 확인했다. 김 장관의 “투자·고용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는 당부에 경제단체 측은 “최저임금을 업종별 차등적용하고 최저임금위원회 구성 방식의 공정성을 확보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는 보호 필요성이 높기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유연근로제 확대 요구에도 김 장관은 “올해 안에 개선안을 내놓겠다”며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날 소득 없는 회동은 예고된 결과였다. 고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통계청이 지난 17일 7월 취업자 증가 폭이 전년 동기 대비 5000명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후 급히 이뤄졌다. 더 큰 문제는 사전에 어떤 논의를 할지 의제를 정해 놓지도 않은 채 만남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고용 참사를 맞이하고도 주무부처 장관이 별다른 준비 없이 테이블에 앉았음을 자인한 셈이다. 준비 없는 회동이 국민에게 과연 무엇을 보여줬는지 의문이다.

정진영 사회부 기자 news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