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과 같은 공공서비스 혜택

중국 정부가 본토에 거주하는 홍콩과 마카오, 대만 주민들에게 일반 중국인과 똑같은 공공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신분증을 발급하기로 해 먼저 홍콩 인근 광둥(廣東)성에 거주하는 50만 명 이상의 홍콩 주민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홍콩, 마카오 흡수와 대만 통일을 염두에 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7일 중국의 양스왕(央視網),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일 홍콩, 마카오, 대만 주민들이 일반 중국인과 동등한 18가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스마트카드’ 신분증 발급 신청을 오는 9월 1일부터 받는다고 밝혔다. 스쥔(侍俊) 공안부 부부장은 “이번 신분증 발급 목적은 홍콩, 마카오, 대만 주민들이 기본적으로 중국인과 같은 공공서비스·시설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원 발표에 동석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이번 발표는 획기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람 장관에 따르면 이번 새 신분증 발급으로 광둥성에 거주하는 52만 명의 홍콩 주민과 본토에서 공부하는 홍콩 대학생 1만5000명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보게 된다.

새 신분증을 발급받은 이들에게는 취업권이 부여되고, 사회보험과 주택공적금 참여 권한도 주어진다. 또 무료 초·중등교육, 기본 의료 보장 등 공공서비스 제공과 함께 차량등록, 금융서비스 이용 등에서 불편이 대폭 개선된다고 국무원은 밝혔다. 중국인들은 고속철을 타거나 병원 예약 등을 할 때 18개 숫자로 이뤄진 스마트 ID 카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홍콩 주민들 역시 앞으로 ‘810000’으로 시작되는 18개 숫자 식별 ID카드를 발급받게 된다. SCMP는 “람 장관이 지난해 7월 취임 후 대륙에 거주하는 홍콩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중국 중앙정부에 정책 개선을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이번 정책 발표는 홍콩과 마카오, 광둥을 하나로 이어 거대 경제권으로 만들려는 ‘대만구(大灣區·Greater Bay Area)’ 구상과도 연결된다. 더 장기적으로는 현재 ‘일국양제’로 운영 중인 홍콩·마카오의 중국 편입을 가속화하고 대만 주민들까지 통합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 강화와 맞물린 것으로 관측된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