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내년 기념공원 조성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와 안중근 의사 가묘가 있는 서울 효창공원이 정부가 관리하는 독립운동 성지로 지정돼 성역화 작업이 진행된다. 효창운동장의 이전도 함께 추진된다.

국가보훈처는 16일 내년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연내 효창공원 성역화를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연구용역 의뢰 등 ‘독립운동 기념공원’ 성역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효창공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성역화하는 것을 골자로 사업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05년 효창공원의 독립공원화가 추진됐으나 효창운동장 대체 축구장 선정 실패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며 “성역화 작업의 하나로 효창운동장 이전도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 255번지 일대의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과 삼 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 묘소 및 안중근 의사의 가묘와 이동녕·차이석·조성환 선생 등 임정 요인 묘역을 포함해 총 8명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돼 있다. 면적 5만1800평의 효창공원은 이들 묘역만 국가 소유이고 나머지는 서울시와 용산구 소유다. 앞서 보훈처 자문기구인 보훈혁신위원회는 “효창공원은 독립유공자의 정신이 깃든 공간이 아닌 한낱 공원으로 방치돼왔다”며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계기로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재조성하라”고 권고했다. 조선 정조의 장자인 문효세자를 안장한 후 효창원은 일제강점기 효창공원으로 격하됐으며, 독립유공자 묘소가 들어서면서 1989년 사적 제330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효창공원의 국립묘지 승격 문제는 그간 일부 의원에 의해 지속적으로 다뤄져 왔지만 이번에도 성역화 사업에서는 제외됐다.

보훈처는 “독립운동기념공원이 돼도 이미 조성된 묘역 외에 추가 안장이나 이장은 추진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