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檢·국정원 등도 폐지해야”
국회특활비 31억중 26억 반납

국회가 국회의장단이 사용할 최소한의 경비만 남기고 국회 특수활동비를 모두 삭감하기로 방침을 세운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정부 부처 특활비를 정조준하고 있다.

야당들은 다음 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때 청와대와 정부 부처 특활비 폐지를 주장할 계획이어서, 이번 국회 특활비 폐지가 연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통화에서 “특활비는 현 시대정신에서 볼 때 정의롭지 못한 제도”라며 “청와대와 국정원, 검찰, 경찰을 비롯해 정부 부처 모두 이런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가 산고를 거쳐 선제적으로 기득권을 내려놓은 만큼, 특활비 제도 전반에 대한 손질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회 특활비 문제가 일단락되는 대로 정부 부처 특활비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할 계획”이라며 “오늘(16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문 대통령께 정부 부처 특활비 관련 입장 표명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청와대 특활비가 이전 정부보다 축소됐지만 여전히 많은 금액이 지급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폐지에 가까운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청와대 특활비가 보안을 요하는 비밀 업무가 아닌, 청와대 소속 공무원에게 급여처럼 지급되는 사례가 있다”며 “특활비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올 하반기 특활비 예산 31억 원 중 5억 원을 뺀 나머지를 반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은 전날(15일)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이 뜻을 모으고, 구체적인 특활비 개선 대책을 이날 오후 발표한다.

김윤희·김유진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