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과속(過速) 인상으로 기업 환경 악화, 자영업 황폐화, 저소득층 대량 실직 등을 자초한 문재인 정부가 ‘추가 과속’ 추진으로 폐해를 더 키우기에까지 나서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15일 발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지난 10일 입법예고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는 경우에 300인 이상 기업 전체의 40%는 최저임금법 위반 소지가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토·일요일 등 근로자가 근무하지 않으면서 급여를 받는 ‘유급휴일’도 모두 최저임금 계산의 기준시간에 넣도록 한 개정안이 산업 현장에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에 이은 ‘2차 쇼크’로 예고된 것이다.

현행 시행령은 월급·주급 등을 시급(時給)으로 환산할 때, 사용자와 근로자가 미리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한다. 대법원은 관련 소송에서 2007년, 2017년, 올해 모두 일관되게 ‘유급휴일을 제외한 소정근로시간(월 174시간)만 근로시간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판결로 최저임금법의 취지와 정의(定義)를 밝힌 바도 있다. 200만 원 월급도 대법원 판결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으로는 시급 1만1494원인 반면, 토·일요일까지 8시간씩 근무한 것으로 치는 개정안으로는 월 단위로 최대 243시간에 시급 8230원으로 계산돼 사용자가 처벌받는다. 산업계 안팎의 우려와 비판에 아랑곳없이 인상을 강행한 2019년 시급 8350원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이 많은 현실에서, 시행령을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국민 경제는 어떻게 되든 노동운동계 비위만 맞추면 된다는 식이다.

문 정부는 “지난해 16.4%나 올린 최저임금 인상보다 산업 현장에 더 큰 파장을 불러온다”는 경제학계 고언(苦言)을 외면해선 안 된다. 대법원 판결 취지마저 거스를 뿐 아니라, 근로자 복지 확대를 위해 유급휴일을 늘린 기업일수록 오히려 피해가 커지면서 불법 행위로 더 처벌받게 하는 ‘반(反)기업·반일자리’ 개정안을 이제라도 접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