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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쌀의 날’… 농식품부, 콘서트 등 잇단 이벤트

‘탄수화물 탓 비만 유발’ 오해
빵 대신 쌀밥, 다이어트 효과
근육손실 막고 식이섬유 풍부

즉석밥 매출 전년대비 25% ↑
편의점도시락도 컵라면 제쳐
쌀가공식품산업 새 기회 맞아

정부가 국민의 변화하는 생활방식에 맞춰 쌀 소비 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소비가 부진해 창고에 쌓이는 쌀로 정부는 골머리를 앓았다. 쌀가격이 12만 원대(80㎏)까지 폭락한 것을 두고 인구 감소, 국민 식생활 변화 등으로 인해 쌀소비 정책도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많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는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국민에게 쌀 소비를 장려할 계획이다. 무작정 “아침밥을 먹자”는 식의 계도성 홍보에서 벗어나 쌀을 왜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쌀이 변화하는 국민 생활에 어떤 다양한 식품으로 변모하며 국민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농식품부와 농협은 16일 저녁 신촌에서 ‘우리 쌀을 부탁해’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8월18일 쌀의 날을 앞두고 진행된 행사를 통해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쌀의 날의 의미를 알리고, 우리 쌀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제공했다.

오는 18일은 ‘쌀의 날’이다. 한자 ‘쌀 미’(米)를 ‘八’ ‘十’ ‘八’로 풀어, 쌀을 생산하려면 여든여덟(八十八)번의 수고로움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착안해 지정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쌀의 날을 앞두고 농협중앙회와 함께 16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우리 쌀을 부탁해!’ 콘서트를 진행한다.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해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보여주고, 각종 쌀 가공식품 등도 증정하는 등 시민들과 함께 쌀의 가치를 공유하고 쌀의 소중함을 되새길 예정이다.

◇‘좋은 탄수화물 쌀, 다이어트에 도움’=쌀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탄수화물이 많아 비만과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쌀은 ‘좋은 탄수화물’로, ‘나쁜 탄수화물’로 불리는 밀과 달리 적당량을 섭취하면 운동의 에너지원이 됨과 동시에 근육 손실도 막아준다.

지난 3월 농촌진흥청은 분당제생병원과 공동 임상시험을 한 결과, 쌀밥이 비만과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건강한 성인과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주식을 쌀밥과 현미밥, 밀가루 빵으로 달리해 실시한 결과, 밀가루 빵보다 쌀밥을 섭취했을 때 건강한 성인은 혈당 감소가 완만하고 인슐린 분비량이 현저히 적었다. 당뇨 환자는 쌀밥을 먹으면 체중과 허리둘레가 각각 800g과 0.4인치 줄었으며, 빵을 먹은 경우 허리둘레가 1.9인치 증가했다. 특히 현미를 섭취한 경우 체중이 최대 11㎏, 체지방은 42%가 감소했다.

쌀은 밀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낮고 글루텐이 없어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 또 높은 아미노산가와 소화흡수율로 체내 이용률도 높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대장운동을 도와 변비와 비만 예방에도 유리하다.

결국 건강하게 살을 빼고 싶다면 밥을 먹어야만 한다. 탄수화물은 몸을 움직이는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이것이 부족해지면 피로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의사들은 다이어트 중에라도 적정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편 쌀은 다이어트에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쌀에 포함된 다양한 기능성 성분들은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쌀 속의 토코페롤(tocoherol)과 토코트리에놀(tocotrienole) 등의 ‘토콜’(tocol)류와 감마오리자놀은 항산화력을 높여 노화를 막아준다. 또 옥타코사놀 성분은 인체의 지구력을 높여주고, 펩타이드 성분은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여기에 쌀에 함유된 주요 폴리페놀화합물인 페놀산은 기억력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크게보기 농식품부와 농협은 8월18일 쌀의 날을 앞두고 16일 저녁 신촌에서 진행된 ‘우리 쌀을 부탁해’ 콘서트에서 인디밴드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쌀의 날은 한자 쌀 미(米)를 八十八로 풀이, 쌀을 생산하기 위해 팔십팔번의 농업인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착안하여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식생활 트렌드 변화…젊은층 겨냥한 다양한 쌀 식품도=최근 쌀 소비 형태의 변화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때 1인 가구의 증가가 쌀 소비 감소의 이유로 꼽혔지만 젊은 도시생활자들이 쌀 가공식품을 많이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가공용 쌀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2017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체 부문의 쌀 소비량은 2016년 65만8869t에서 2017년 70만7703t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주정 제조업 30.5%, 떡류 제조업 23.9%,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 식품 16.2%, 탁주 및 약주 제조업이 8.0%를 차지했다. 특히 면류, 마카로니 및 유사식품 제조업이 2016년 9938t에서 2017년 1만3896t으로 39.8% 증가했고,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 식품 제조업이 10만247t에서 11만4341t으로 14.1% 증가했다. 결국 편의점 등에서 잘 팔리는 간편식에 쓰이는 쌀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대표적인 간편식인 CJ제일제당의 햇반은 7월 기준으로 올해 누적매출이 2000억 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한 수치다. 젊은층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에서도 대표 메뉴가 바뀌었다. 도시락 판매가 컵라면을 앞지른 것이다. 편의점 CU는 5년간 도시락과 컵라면 매출을 비교 분석한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도시락이 컵라면 매출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4년과 2015년 도시락과 컵라면의 매출 비중은 3 대 7 정도로 컵라면 매출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2016년 편의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끌면서 도시락 49.1%, 컵라면 50.9%로 그 격차가 단숨에 좁혀졌고, 지난해 도시락 52.1%, 컵라면 47.9%로 처음으로 도시락이 컵라면 매출을 앞섰다. 올해 1∼4월에도 도시락 53.7%, 컵라면 46.3%의 비중을 보이며 매출 역전 이후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추세다.

이 같은 쌀 소비 트렌드 변화는 쌀 가공식품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전체 쌀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소비가 최근에는 소비자의 생활패턴 변화로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이를 고려한 다양한 쌀 가공식품들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먹거리 다양화에 발맞춰 다양한 쌀 가공식품 산업을 지원하며 우리 쌀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문화일보·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