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을 수사하는 민군 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이 14일 오전 기무사령부와 예하 부대 1곳, 연구소 1곳에 대해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합수단은 기무사 요원 등의 소환 조사에서 계엄령 문건 작성 과정의 위법 정황을 포착하고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지난달 말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기무사 요원과 간부 16명을 소환 조사한 결과, 이들은 조 전 사령관의 지시로 문건을 작성했고 한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지난 3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했다. 장 전 총장은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 대비계획 세부자료에 계엄사령관으로 추천된 인물이다. 합수단은 3사관학교 출신인 당시 이순진 합참의장 대신 육사 출신으로 계엄사령부를 꾸리려 한 배경에 조 전 사령관이나 한 전 장관의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합수단이 미국에 있는 조현천 전 사령관에 대한 여권 무효화 조치를 검토 중인 가운데, 수사 일정에 따라 한민구 전 장관을 먼저 소환하는 방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기무사 요원들에게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 전 사령관은 해당 문건의 작성을 지시한 윗선이 누구이고,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를 규명하는 데 있어 핵심 인물로 꼽힌다.

정유진 기자 yoo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