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무산된 ‘입국장 면세점’ 이번엔 열릴까

文대통령 설치검토 지시에 탄력
좁은 면적·입점업체 한정 등에
업계 “도입돼도 수익은 못낼것”

지난 16년간 번번이 무산된 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결국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좁은 면적과 각종 제한으로 업계의 기대감은 낮은 상황이다.

1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돼도 큰 효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검토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하면서 입국장 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지난 2003년부터 관련 입법이 6번이나 무산된 바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에 나갔다가 한국에 입국할 때 면세 물품을 살 수 있는 형태다. 일본 나리타공항, 중국 베이징 등 19개 공항, 동남아시아 주요 공항 등 주변국은 대부분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국내의 경우 귀국 항공편에서 면세품을 판매하는 항공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관세청도 면세제도가 면세품의 해외 사용을 전제해서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인 만큼 입국장 면세점은 면세제도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대해왔다.

이번에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수하물 수취지역 380㎡와 제2터미널 수하물 수취지역 326㎡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공간이 출국장 면세 구역 1개의 절반도 안 되는 데다가 중소·중견 면세점으로만 입점 업체를 한정해 브랜드 다양성 등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면세 한도가 600달러로 제한돼 있어서 구매력이 늘어날 수 있는 요인도 떨어진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높은 임대료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입국장 면세점보다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입국 시 찾는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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