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12일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주차장인 붉은 원 안에 정권 수립기념일인 9·9절 열병식을 준비 중인 차량 수백여 대와 주민들 모습(위 사진)이 포착된 반면 같은 장소를 찍은 과거 사진에는 텅 비어 있는 모습(아래 사진). 미국의소리 캡처

- 美 민간위성, 北9·9절 준비포착

붉은색·노란색 치장 인파 도열
김정은 체제 정통성 부여 위해
정권수립 70주년 대대적 홍보
외국기업인 업무방문 연기 통보

북한이 오는 9월 9일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치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정권은 이번 9·9절을 한반도에서 북한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대내외적인 선전장으로 삼고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완성을 역설하면서 내부 체제 결속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미국의 소리(VOA)는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를 통해 지난 12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평양 미림 비행장 북쪽 광장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군인들로 보이는 인파가 곳곳에 서 있었으며 주차 공간에도 차량 수백여 대가 줄지어 있었다. 11일 평양 김일성 광장 주변을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직사각형 형태로 도열한 인파가 포착됐다. VOA는 “도열한 사람들은 김일성 광장의 중앙 부분에 집중돼 있고 이들이 모인 자리는 붉은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졌다”며 “이는 동원된 대규모 군중이 붉은색 꽃을 들고, 가운데 모인 인파는 노란색 꽃 등을 들고 대형 문구를 만드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이번 열병식에 동원된 인파만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 정보 당국도 미림 비행장을 중심으로 물자를 동원하기 위한 군용 차량과 병력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건군 70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15형을 선보인 바 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ICBM을 공개할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스커드-ER나 KN-02와 같은 신형 단거리 미사일과 300㎜ 방사포 등은 동원될 것으로 정보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부자 생일과 9·9절, 노동당 창건일 등 주요 기념일이 5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마다 대대적으로 열병식을 펼쳤다. 특히 김일성이 수상으로 취임한 1948년 9월 9일을 ‘9·9절’이라고 부르며 기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노동신문은 거의 매일 정권 수립 70주년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회주의 강성대국 완성, 최후의 승리 등을 강조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외치고 있다.

열병식 준비를 위해 북한은 외국 단체 관광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인들의 업무상 평양 방문도 오는 9월 5일 이후로 연기하라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3일 중국·북한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평양에서 열리는 열병식 준비를 위해 외국 기업·관광 단체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이 같은 통보를 했다”고 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