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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어주는 클래식’ 음악축제 서는 연극계 3인방

- 10월 11일 낭독회 윤석화

“데뷔 43년 땀 아낌없이 흘려
후회의 행간이 여유도 선물”

박정자(76), 손숙(74), 윤석화(62). 연극 무대를 지켜온 한국의 대표적 여배우들이다. 스크린-브라운관을 통해서도 대중들을 꾸준히 만나왔다. 이들 세 사람이 올가을에 서울 마포문화재단(대표 이창기)이 여는 클래식 음악축제(M-PAT)에 나란히 출연한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 문학 작품을 낭독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 박정자 배우는 9월 20일, 윤석화 배우가 10월 11일, 손숙 배우는 10월 16일 낭독음악회의 주인공이 된다. 이들 세 사람을 각기 인터뷰해 ‘책 읽어주는 클래식’ 행사에 참여하는 소감과 함께 근황을 들어봤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고, 문학을 통해 영감을 얻는 편입니다. 관객들에게 음악과 문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무대를 선물할 수 있게 돼 참 기쁩니다.”

윤석화 배우는 M-PAT에서 10월 11일 ‘한여름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오델로’ ‘헛소동’ 등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낭독회를 한다. 이들 작품을 주제로 한 클래식 곡을 바이올리니스트 고예일, 첼리스트 남궁동, 피아니스트 한민선 등이 연주한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성을 지닌 그는 1인극 ‘영영 이별 영 이별’(2005년 작) 등에서 낭독의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낭독 공연으로 덴마크 국립교향악단과 함께한 시간을 꼽았다. “덴마크 왕비 초청으로 그 나라 국립교향악단과 어린이를 위한 동화 읽기 공연을 했어요. 충분한 리허설을 통해 작품의 뜻을 제대로 전하려는 주최 측의 배려가 참 훌륭하더군요. 역시 안데르센의 나라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1975년 민중극단 ‘꿀맛’으로 데뷔한 그는 1983년 ‘신의 아그네스’를 통해 연극계의 디바로 떠올랐다. 이후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했고, 제작자·연출가로도 이름을 떨쳤다. 들꽃컴퍼니 대표뿐만 아니라 월간 객석 발행인, 극장 정미소 대표도 지냈다. 작년부터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데뷔 이후 43년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아낌없이 땀과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후회가 남는 대목도 있는데, 그 후회의 행간이 저에게 여유를 선물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젊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그도 이제 이순(耳順)을 넘겼다.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처럼 이전보다 편안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최근 출연한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주인공의 엄마로 나와 막춤을 춘 것,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깜짝 노래를 선사한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제 역할을 하다 만 것 같은 아쉬움은 있으나, 감사한 경험이었지요. 춤을 더 출 수 있었으면 통쾌하게 웃겨 드렸을 텐데요, 하하. 복면가왕에서의 제 노래가 시청자들을 잠깐이라도 즐겁게 했다면 보람 있는 일이지요. 앞으로도 제 작은 달란트로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바로 그 자리에 있겠습니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