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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차업체, 경쟁력 강화 올인

벤츠 공장에 배터리 생산라인
GM-혼다, 수소전지 공동개발
BMW·현대차도 연구소 구축
‘기술 내재화’로 원가절감 나서

닛산은 배터리 자회사 팔아넘겨
공급망 다변화로 전략 대수술
배터리업체 LG화학·파나소닉
앞다퉈 생산설비 공격적 투자

전기차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직접 개발하는 ‘기술 내재화(內在化)’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반면 전기차 개발에 주력하면서 오히려 배터리 자회사를 매각해 공급 다변화로 방향을 전환한 자동차 메이커도 있다. 배터리 제조사들도 공격적 투자로 생산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묘한 업계 간 긴장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나선 완성차 업체들=외신에 따르면 다임러그룹은 최근 독일 진델핑겐과 운터튀르크하임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임러는 이미 독일 카멘즈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베이징·방콕·미국 앨라배마주 투스컬루사 공장에 배터리 생산 라인을 짓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도 차세대 자동차 배터리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GM과 혼다는 지난해부터 수소연료전지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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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자동차도 지난달 18일 파나소닉과 배터리 합작사인 PEVE의 미야기(宮城)현 공장에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라인 2개를 신규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토요타가 2030년까지 전기차를 550만 대 이상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토요타 전기차용 배터리를 거의 전량 공급하는 PEVE 공장 증설은 필수다.

중국 창안자동차는 현지 2위 배터리 생산 업체인 BYD와 손잡고 충칭(重慶)에 10GWh 규모 대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합작 설립하기로 했다. BMW도 지난해 말 향후 4년간 2억 유로를 투자해 2019년 초 오픈을 목표로 독일 뮌헨에 배터리 연구소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도 의왕연구소에 배터리 셀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며 배터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이 가지고 있는 발화, 폭발 등 위험성을 상당히 낮출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전고체전지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것으로 고용량과 경량화 등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나서는 이유는 전기차 원가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가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등 전기차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라며 “원가절감은 물론 배터리 업체와의 협상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포기한 닛산=닛산자동차는 세계 5위의 배터리 자회사인 AESC를 중국 인비전 그룹에 매각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닛산자동차는 미국과 영국에 위치한 배터리 제조 공장도 넘기기로 했다. 인비전 그룹은 풍력·태양열·충전설비 등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으로 알려졌다. AESC는 닛산 전기자동차 ‘리프’에 배터리를 공급한 효과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닛산이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하는 이유에 대해 배터리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과 시간을 전기차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으며, 그 외에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고 있다. AESC 역시 배터리 납품처가 닛산에 한정돼 수요처 확대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생산 설비 투자 나선 배터리 업체=LG화학은 오는 10월 중국 난징(南京)에 연간 53만 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2공장을 착공한다. 내년 10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며 2023년까지 약 2조 원을 투자해 연간 32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LG화학의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18GWh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투자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 역시 증설을 통한 생산량 확대에 적극적이다.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CATL은 이달 독일 동부 에르푸르트에 2억4000만유로(약 3100억 원)를 투자해 유럽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최근 밝혔다. 에르푸르트 공장은 오는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14GWh로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투자의 화답으로 BMW는 40억 유로(약 5조2000억 원) 상당의 배터리를 CATL로부터 구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2016년 8GWh 수준이었으나 현재 23GWh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테슬라에 주로 물량을 공급해왔던 일본의 파나소닉도 코발트 비중을 낮춘 값싼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해 수요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 비중을 2∼3년 안에 5%까지 낮출 계획을 밝혔다. 코발트 비중을 줄여 새 제품을 출시하면 LG화학, 삼성SDI, CATL 등과 완성차 고객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파나소닉은 일본, 중국,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000억 엔(약 1조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증설에 나서는 이유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6년 301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로 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2016년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2025년에는 350∼1000GWh로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