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의 첨단기술 추격 경계
中 “‘중국 공포증’ 사로 잡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유학생 스파이’ 발언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 대학생과 연구원들에게 튀고 있다. 36만 명에 달하는 이들 중국 출신 인력이 최근 비자 연장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언론은 이에 대해 “미국이 ‘시노포비아(sinophobia·중국 공포증)’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미국의 중국 첨단 기술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과학기술계가 미국에 들어가는 높은 장벽에 막혀 있다”며 “특히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이른바 스템(STEM) 분야 중국 유학생들이 비자 연장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미국의 첨단 기술을 따라잡으려는 중국의 ‘중국 제조 2025’와 관련된 분야의 대학생과 연구원들에 대해 지난달 11일부터 비자를 1년으로 제한하고, 이 분야에 대해서는 별도의 허가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등은 모두 36만2000명으로 이 중 42%인 15만2000명이 STEM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다. 중국 기술 인력에 대한 비자 제한을 까다롭게 하면서 지난해 이미 중국 연구원에게 주는 F-1 비자가 17% 감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텍사스에 있는 한 연구소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2000명의 중국 학생이 미국의 엄격한 비자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고, 인원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8일 기업 CEO 10여 명과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미국으로 오는 거의 모든 (중국) 학생이 스파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