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美軍 역사의 위대한 다음 장” 제임스 매티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9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우주군’ 창설 소식을 발표하며 미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0년까지 6軍 체제로 개편
中·러와 우주패권 경쟁 신호탄
펜스 “북한·이란 등 적국들
美위성 무력화하는 무기 개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20년까지 기존 공군과 별개로 독립된 ‘우주군(Space Force)’ 창설 방침을 공식화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우주군 창설 선언과 함께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이 미국의 위성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한 무기 개발을 추구해 왔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10일 AP통신,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미국 국가우주위원회(NSC) 위원장을 맡은 펜스 부통령은 9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미군 역사의 위대한 다음 장을 써야 하는 시점”이라며 우주군 창설의 의미를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주에서 미군의 미래’를 주제로 가진 연설에서 “지난 세대 우주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한때 평화롭고 경쟁이 없었던 우주가 대립으로 가득 찼다”며 “최근 미국의 적국들은 새로운 전쟁무기를 우주에 도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북한과 이란까지 미국의 항행, 통신위성을 방해하고 시야를 가리며 무력화하는 무기를 오랫동안 개발해 왔다”고 언급했다.

우주군 창설 목표시점으로는 2020년이 제시됐다. 우주군이 창설되면 현재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 5군 체제인 미군은 우주군 포함 6군 체제로 바뀌게 된다. 이날 국방부는 우주군 창설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펜스 부통령은 “내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하는 예산안에 우주군 관련 항목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주군 착착 진행 중(all the way)!”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우주정책지침에 서명한 뒤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우주군 창설 감독을 지시했었다.

신설되는 미국의 우주군은 평소에는 인공위성을 관리하고 군사용 우주개발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유사시에는 인공위성을 보호하면서 상대국의 위성을 무력화시키는 임무를 맡을 전망이다. 미국은 일단 공군 산하 우주사령부를 비롯해 육군 우주·미사일사령부, 해군 네트워크·우주작전사령부, 해병대 해병전략사령부 등 각 군에 흩어진 우주 관련 부대를 통합해 우주군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핵전쟁을 담당하는 전략사령부와 미사일 방어를 맡은 미사일방어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등과 정찰위성을 관리하는 국가정찰국, 국가지형정보국 등도 우주군 편입대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군 창설은 우주 개발을 주도하고 우주 공간에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러시아는 2001년 우주군을 재창설한 뒤 2015년 공군과 통합시켜 항공우주군을 운영하면서 군사용 우주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역시 연합참모부 전략지원부대(SSF)를 중심으로 우주 공간 내 공격·방어 및 정보수집 등을 하면서 작전능력을 급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