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이후 첫 ‘제로 사이닝’
새 홈구장 막대한 자금 투자탓
최근 선수들 몸값 폭등도 원인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가 사상 처음으로 여름 이적시장에서 1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았다. 여름 이적시장은 10일 오전 1시(한국시간) 마감됐다.

영국 매체 더선은 “토트넘의 ‘제로 사이닝’은 사상 처음”, 미국 매체 ESPN은 “토트넘은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와 잉글랜드 1∼4부 리그 중 유일하게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구단”이라고 전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특정 구단의 선수 영입 성과가 없는 건 프리미어리그에서 ‘동일 리그 소속 구단 간 임대 금지’ 규정이 폐지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토트넘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건 새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건설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6만2000여 석 규모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건설비는 무려 8억5000만 파운드(약 1조2248억 원). 새 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기에 토트넘은 선수를 영입할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최근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했고, 토트넘은 잭 그릴리쉬(애스턴 빌라)를 데려가기 위해 2500만 파운드(360억 원)를 제안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토트넘과 달리 리버풀은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보강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여름 이적시장 이적료 톱 10 중 3명이 리버풀 소속이다. 골키퍼 알리송이 6700만 파운드(965억)로 2위,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가 5275만 파운드(760억 원)로 6위, 수비수 파비뉴가 4370만 파운드(630억 원)로 7위다. 폴 머슨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리버풀이 엄청난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고 호평했다. 머슨은 그러나 “토트넘은 누구도 데려오지 못했고 토트넘은 2년 전 우승을 다퉜지만 이젠 4위 진입을 노린다”면서 “창피한 일”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프리미어리그 여름 이적시장 최고 이적료 1∼2위는 모두 골키퍼다. 첼시가 스페인 아틀레틱 빌바오에 7100만 파운드(1023억 원)를 주고 데려온 케파가 1위, 리버풀이 이탈리아 AS 로마에서 6700만 파운드에 영입한 알리송이 2위다. 케파와 알리송의 이적료는 또한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 1∼2위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