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그룹의 최용석 대표가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
투자사기 의혹 경찰 소환
사업자금 가상화폐 발행 관련
싱가포르 신일과 관계 추궁

경찰이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과 관련해 9일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돈스코이호의 가치를 부풀려 투자자를 모은 혐의를 받고 있는 신일그룹 대표 최용석 씨는 이날 오전 9시 46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전담팀이 꾸려진 이후 신일그룹의 경영진이 소환돼 조사를 받기는 처음이다. 최 씨는 ‘돈스코이호 인양이 가능한가’ ‘자금 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투자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최 씨 직전에 신일그룹 대표를 맡았던 류상미 씨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국내에서 돈스코이호의 인양사업을 진행한 신일그룹과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한 싱가포르 신일그룹 사이의 관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신일해양기술과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서버관리업체 등 8곳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아직 압수물 분석이 끝나지 않았고 두 사람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두 사람이 신일그룹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과 동시에 조사를 진행해야 신속히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류 씨는 최 대표 이전에 신일그룹의 대표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알려진 류승진 씨의 누나로, 최근까지 신일그룹 대표를 맡았다가 돈스코이호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스코이호의 가치에 대해 “일부 언론이 추측성 보도를 보고 검증 없이 자료를 인용했다”며 해명했던 인물이다.

신일그룹은 1905년 울릉도 앞바다에서 150조 원가량의 금괴와 금화를 싣고 침몰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인양에 필요한 자금 충당을 핑계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설립된 회사로 돈스코이호의 인양만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일그룹의 관계사로 의심받는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지난 5월부터 신일골드코인을 사전판매하며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담보 글로벌 암호화폐’라고 홍보해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