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의견 듣는 김병준 김병준(가운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탈원전 정책 재고를 위한 국민경청회’에 참석해 김병기(오른쪽)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텃밭’ 대구·경북 찾아가
脫원전·전력수요 집중 부각
흔들리는 TK 민심 추스리기
비대위원들과 農家 애로 경청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취임 후 처음으로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민생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와 6·13 지방선거 참패로 TK 지역 민심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민생과 직결된 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함으로써 지지층 결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경북 경주에서 ‘탈원전 정책 재고를 위한 국민경청회’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와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탈원전 정책 및 폭염 대책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내놓은 ‘제8차 에너지 수급계획’을 보면 특정 집단의 논리에 의해 수요 예측이 왜곡되지 않았나 걱정이 된다”며 “아무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고 하지만, 이런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이라는 값싼 발전 원료를 두고 원전 정책을 중단시키는 것은 그대로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은산분리 완화 등 전향적인 자세로 규제완화를 결단했듯, 탈원전 정책에서도 전향적인 입장과 자세를 보여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번 민생 현장 방문은 지난 1일 서울에 이은 두 번째다. 지방선거 참패 후 한국당 지도부가 수도권이 아닌 지방 민생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첫 지방 투어 일정을 TK에서 시작한 것 자체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참패 후 한국당은 부산·울산·경남(PK)뿐 아니라 TK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20%에 못 미치는 등 좀처럼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수의 아성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높은 이 지역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서는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당 혁신 작업도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대위 관계자는 “한국당의 혁신만큼이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등을 돌린 TK 지역의 전통적 지지층을 재결속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라며 “첫 지방일정으로 TK를 선택한 것도 TK에 대한 관심과 세 규합 의지를 방증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국민경청회 직후 경주의 한 농가를 찾아 농업 현상의 애로사항을 듣고 일손을 도왔다.

경주=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