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감賞 최윤경 양

엄마 안녕, 저 엄마 딸 윤경이에요. 학교에서 이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초등학교 이후로 엄마께 편지를 쓴 적이 없는 것 같아 좀 어색하고 부끄럽네요. 일 년에 한 번은 편지를 쓰려고 노력할게요.

다섯 살 때 아빠가 돌아가신 시간에 엄마는 부천에 있고, 저와 아빠는 대전 계곡에 있었죠.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 엄마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빠가 저랑 함께한 시간보다 엄마와 함께한 시간이 더 길어 추억도 더 많아 힘드셨을 텐데 아빠가 눈앞에서 돌아가신 충격으로 소아 우울증에 걸렸던 저를 병원에 치료하러 데리고 다니고, 직장 다니고 하느라 자신의 슬픔을 챙기시지도 못하고, 계속 그 상처가 깊어졌을 것 같아요. 저의 우울증 때문에 부천에 있는 회사, 친구들 다 뒤로 제쳐놓고 김포로 이사를 왔죠. 이사 오기 전후 저는 엄마가 화장실에 들어가 우는 걸 종종 보았어요. 그때마다 엄마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엄마의 버팀목이 되기에 아직 약한 존재라서 엄마를 지켜줄 수는 없지만 이제 저도 컸으니 힘든 일 있을 때 위로해주고 공감할 수 있어요. 힘들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저한테 기대고 말씀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해봐서 아는데 그거 많이 힘들더라고요. 엄마가 힘들면 저도 매우 힘들 거 같아요. 앞으로는 저도 엄마한테 말 예쁘게 하고, 밖에 나가서 자랑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인 딸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사실 지금 진로에 대한 고민도 혼자 하고 있고 영어 공부를 해도 잘 안 돼서 스트레스도 큰데 그때마다 제가 쓰러지면 끌어주고 힘들어하면 그늘이 되어주고 영양분도 챙겨주시고 하루하루 엄마의 소중함이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진짜 엄마가 돌아가실 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먼저 고입니다. 그만큼 엄마는 나에게 소중한 보물이고 사랑하는 존재입니다.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우리 소중한 엄마,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도 예쁜 추억 쌓고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더 좋은 딸 될게요.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