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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는 6일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처음 소환돼 포토라인에 서서 적용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통상 피의자 신분 소환자들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소극적 발언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장미꽃을 던져주는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드는 그의 모습은 실로 위풍당당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증거들을 보면 김 지사가 당당하긴 어려워 보인다. 특검 수사를 통해 김 지사의 거짓말 의혹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 지사는 경찰 조사 때 드루킹 연루 의혹이 불거지자 4월 기자회견을 통해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 대해 “수많은 지지자 그룹 중 하나”라며 “(드루킹과) 의례적으로 감사 인사 같은 것은 보낸 적이 있지만 상의하듯 (문자를) 주고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 특검 수사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 씨와 지난해 여러 차례 대선 공약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사실이 전해졌다. 정치인과 단순 지지자 관계가 아니었다는 의미다. 김 지사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당당함을 넘어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에 가깝다. 김 지사 소환 당일 추미애 대표는 “특검의 행태가 교묘한 언론 플레이와 망신 주기”라고 말했다. 집권당인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발언은 살아 있는 권력에 의한 특검 수사의 독립성 훼손이자 정치적 외압으로 비칠 수 있다. 더욱이 이 사건 수사는 지난 1월 민주당의 고발로 시작됐다. 당시 민주당 측은 “댓글조작으로 여론 형성에 영향을 줬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같은 날 특검은 언론 대상 정례 브리핑도 걸렀다.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막는다는 취지였다지만 당당한 피의자의 태도와 비교되며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더욱이 ‘드루킹 특검법’에는 수사 과정에 관한 언론 브리핑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이다. 피의자가 당당하다면 특검도 숨을 게 없다. 특검이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은 오직 국민뿐이다.

임정환 사회부 기자 yom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