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親朴과도 黨혁신 협력
“홍준표 지우기 본격화” 분석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홍준표 전 대표 체제 때 중단된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간 연석회의를 1년 만에 부활시키는 등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 홍준표 체제에서 철저히 배제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을 당 혁신 작업에 속속 참여시키는 등 ‘탕평 인사’도 이어가면서 ‘홍준표 지우기’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간 회의가 중간에 끊어졌다고 들었다”며 “당을 혁신하려면 결국 당에 오래 있던 분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어야 하는 만큼 수시로, 또는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과거 주례회동 형식으로 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지만 홍 전 대표 재임 중이던 지난해 8월 23일 이후 중단되면서 ‘불통’ 논란이 일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 시작 때 자리에서 일어나 중진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최대한 예우를 갖추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의에는 이주영·원유철·정우택·유기준·나경원 의원 등 이른바 반홍(반홍준표) 중진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가 친박계와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것과 반대로 ‘탕평 인사’를 바탕으로 한 계파 갈등 수습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친박계 유민봉 의원에게 ‘좌표·가치 재정립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유 의원의 고사로 무산되긴 했지만, 당 가치 재정립은 ‘김병준표 혁신 작업’의 핵심인 만큼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계파 갈등 봉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탕평 행보에 나선 이유에 대해 “비대위가 최근 진행한 1차 민생탐방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시민들로부터 홍 전 대표의 ‘막말’과 ‘불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다수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병준 체제가 미미한 수준인 인적 혁신 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