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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委 차기회의서 품목 확정

경실련, 1745명 설문조사 결과
“상비약,약국外 판매 필요” 97%
“편의점 판매 품목數 확대” 86%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에 제산제(制酸劑) 겔포스와 지사제(止瀉劑)인 스멕타 등 2종을 추가해 품목을 15종으로 확대하는 정책 결정이 차기 위원회로 유보됐다. 위원회 논의 결과 제산제와 지사제의 추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다른 항목에 대한 추가 및 제외 의견이 제시되면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안전상비약 지정심의위원회는 8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팔래스호텔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감기약과 해열진통제·파스 등 현행 13종에 겔포스와 스멕타 등 2종을 추가하는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제7차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위원들은 이날 제산제 효능군과 지사제 효능군에 대해 추가가 필요하다는 데는 합의했다. 개별 품목 선정과 관련해 안전상비의약품 안전성 기준의 적합 여부 등을 차후에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비약 13개 품목 가운데 소화제 2개 품목을 빼고 제산제와 지사제를 1개씩 추가하는 안(2대2 스위치)이 논의됐다. 또 약사회는 기존 항목 가운데 △‘타이레놀 500㎎’ 제외 △편의점 상비약 판매 시간 축소 △심야공공약국과 공공보건약국 논의 기구 마련 등을 제시했다.

반면 소비자 단체에서는 제산제와 지사제 외에 화상 연고, 항히스타민제 또한 신규 품목으로 추가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각 단체 간 격론이 이어졌고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민단체 등은 국민 의약품 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제산제와 지사제 외에 화상 연고 및 항히스타민제 등을 추가하자는 입장인 반면, 약사회는 약물 오남용 등을 이유로 현행 품목 중에 타이레놀을 빼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각 단체의 의견이 크게 다른 상황이다. 안전상비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라 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품목의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구매 편의성 등을 고려해 20개 품목 이내 범위에서 복지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의약품이다.

한편, 시민 대다수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에 동의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1∼2일 온라인에서 실시한 ‘상비약 약국 외 판매 시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745명 중 97.2%(1693명)가 ‘상비약 약국 외 판매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편의점 상비약 구매 이유로는 공휴일과 심야 시간 등 약국 이용이 불가능할 때가 74.6%(1179명)로 가장 많았고, 가벼운 증상으로 상비약을 복용해 치료가 가능할 때가 15.3%(242명)였다. 상비약 품목 수와 관련해서는 응답자 중 86.8%(1515명)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수준 유지는 9.9%(173명), 현행보다 축소는 1.7%(29명)로 조사됐다. 약국 외에서 확대해야 할 상비약 품목으로는 제산제(1011명)와 지사제(1009명)가 각 15.4%로 가장 많이 뽑혔다.

이용권·윤명진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