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자동차 수출의 전진기지인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선적 부두가 텅 비어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상반기 수출 전년比 2.9% ↓
선박 27.3%, 車 11.3% 감소
전국 수출액 사상최대와 대비

2분기 실업률 5%로 전국 1위
31개월째 인구 순유출 지속돼
최저임금 여파에 미래도 암울

산업수도 울산이 흔들리고 있다.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 부진에 빠졌고, 이로 인한 수출 감소와 실업률 증가, 인구 유출 등 경기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8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울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33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2972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도, 울산의 수출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 호조에도 주력 산업인 선박과 자동차의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울산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한 72억8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10%대의 수출 감소율이다. 선박 수출은 2016~2017년 수주 감소로 선박 인도 물량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한 26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03년 상반기(22억4000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울산의 수출액도 2016년 이후 줄곧 경기, 충남에 이어 3위를 차지, 2011년 지자체 처음으로 수출 1000억 달러를 기록해 얻은 산업수도의 명성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울산의 이 같은 불황은 고용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울산의 취업자 수는 57만7000명으로 전년 동 분기에 비해 1만1000명(-1.8%)이 줄었고, 고용률은 59.2%로 0.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실업자 수도 3만1000명으로 전년 동 분기에 비해 9000명(40.6%) 늘어났으며, 실업률도 5.0%(전국 1위)로 1.4%포인트 올랐다. 여기다 현대중공업이 이달 중 35년 만에 해양야드를 가동 중단할 계획이어서 울산의 실업률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장기 불황은 인구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분기 국내 인구이동’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3만538명이 유입되고, 3만3904명이 빠져나가 2분기에만 총 3366명이 순유출됐다. 전년 같은 분기(-2583명) 대비 800명가량이 더 빠져나간 셈이다. 울산은 6월 한 달 동안에도 1319명이 순유출돼 2015년 12월부터 시작해 31개월째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18년 7월 울산지역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로 전월(89)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석유화학, 자동차, 금속제품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응답이 증가하면서 제조업 업황BSI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6월 제조업 업황BSI는 89로 전월(81) 대비 8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울산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수년째 울산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최저임금이 올해(16.5%)에 이어 내년에도 대폭(10.4%) 오르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울산중소기업협회와 남구중소기업협의회, 울주군 중소기업협의회 등은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회사를 더 이상 경영하기 어렵다”며 최저임금 불복종운동에 나서는 등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범수 남구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은 “지금도 힘들게 버텨나가고 있는데, 내년에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인상되면 어떻게 살아가겠느냐”며 “대부분의 지역 중소업체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