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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재단 이어 ‘탈북 청소년 공감 프로젝트’ 진행 김필주 씨

“교육으로 이질감 극복·인식 개선
정권 달라도 통일교육 일관돼야”

남북한 출신 20여 명 함께 활동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에서 바나나를 먹어 봤냐’ ‘북한의 모기는 크냐’ 같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우리 사회가 북한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장난스럽게 하는 질문도 탈북 청소년들을 수치스럽고 자존심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 정착한 탈북 청년들의 이야기를 모아 탈북 청소년들에게 전해주는 ‘공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김필주(32·사진) 씨는 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한 사회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 탈북민이 3만1000명에 달하는 가운데 탈북 청소년의 55.2%가 차별이 두려워 자신이 북한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이들의 사회 적응 문제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김 씨는 “몰이해와 관심 부족은 탈북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대한 마음을 닫는 요인이 된다”며 “탈북 청소년에게 용기를 주고, 탈북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시선도 바꾸고 싶다”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에 정착한 지도 10년이 넘은 김 씨는 우리 사회의 아쉬운 점으로 통일 교육의 비일관성을 꼽았다. 김 씨는 “인식 개선과 이질감 극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교육”이라며 “정권의 변화에 무관하게 일관된 통일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 청소년의 사회 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감 프로젝트는 2015년 아산나눔재단에서 운영한 비영리 리더 육성 교육 프로그램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에서 시작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탈북 청소년의 사회 적응을 돕자는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고, 지금은 남북한 출신 일반인 20여 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13명의 탈북 청년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사람책 영상’을 만들어 SNS에 공유했다. ‘탈북 청년 인생 2막 스토리’를 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남과 북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탈북 청년들과 일반 시민들이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북(book&北)살롱’도 열고 있다. 북한 출신인 김 씨 역시 2002년 굶주림 끝에 탈북해 중국에서 4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2006년 한국에 입국한 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씨는 “사회적 냉대와 편견 때문에 한때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늦깎이로 가톨릭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며 시민단체 ‘남북동행’ ‘NAUH’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씨의 꿈은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도와줄 수 있는 심리상담사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