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 “공교육 정상화”
시민단체들 주장도 엇갈려
교육부 결정 앞두고 여론전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가 7일 2022학년도 대입개편 방향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8월 말쯤 2022학년도 대입개편 최종안 발표를 앞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이다.

시민단체들은 각자 ‘정시 비율 확대’ 혹은 ‘절대평가 과목 확대’ 등을 외치고 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공론화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은 명백한 의제가 있음에도 국가교육회의는 정시 비율 관련 특정 수치를 제외해 결국 여론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교육부는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왜곡된 공론화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가교육회의의 발표는 국정농단으로 감사원 감사요청을 비롯해 이를 바로잡는 전 국민적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단체도 정시 확대 기조가 수능의 영향력을 함께 높일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정시가 확대되면 교실에서도 ‘문제풀이식 입시교육’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교육정책에 권한도 책임도 없는 국가교육회의 대입특위의 결정으로 학교 정상화를 위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10여 년간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며 절대평가 확대를 주장했다. 공론화 과정 중 각 교육감이 교육청 차원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강조하며 입장을 발표해 왔으나,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성명서를 낸 건 처음이다.

이번 국가교육회의의 발표로 문재인 정부 교육 공약인 고교체제 개편, 내신 성취평가제, 고교학점제 등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오지선다형 평가로 줄세우기식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하려던 수능 절대평가가 중장기 과제로 분류돼 사실상 이번 정부에선 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고교체제 개편이 더딘 상황에서 수능 위주 전형이 증가하며 내신 성취평가제와 고교학점제 도입도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현장에선 이번 대입개편 방향이 수능 위주로 맞춰져 있어 이 같은 정책 시행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