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사생결단 로맨스’

월화 ‘…로맨스’ 지상파 최하위
프라임타임 예능 ‘두니아’ 부진
뉴스데스크는 JTBC에도 밀려

새로운 포맷에도 시청률 ‘저조’
오랜 파업에 정상화 기간 필요
온라인플랫폼 대책 마련 ‘시급’

MBC가 최악의 시청률 ‘3저(低)’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오랜 파업을 끝내고 지난해 말 최승호 사장 체제가 출범한 지 7개월이 넘었지만 드라마, 예능, 보도 부문이 나란히 낮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지상파 방송의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방송사 광고수입의 중요한 축인 드라마 부문의 성적이 가장 나쁘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모두 부진하다. 과거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달 말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의 6일 시청률은 2.6%(닐슨코리아 기준). 같은 시간대 지상파 3사 중 최하위였다.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8.8%로 1위, KBS 2TV ‘너도 인간이니?’가 5.3%로 2위였다.

수목드라마 ‘시간’도 지난 2일 방송분의 시청률이 3.5%로 하위권이다. 같은 시간대 KBS 2TV ‘당신의 하우스 헬퍼’(3.1%)를 근소한 차로 앞섰으나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7.1%)에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 드라마 중에선 4일 9.8%로 종영한 토요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가 그나마 자존심을 지켰다.

예능 프로그램도 사정은 좋지 않다. 지난 5∼6월 잇따라 새로 출범한 주말 예능에서 신통치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상파 최고의 예능이었던 ‘무한도전’이 종영하고 떠난 자리에 ‘뜻밖의 Q’가 편성됐으나 시청률은 고작 3%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요일 프라임 타임대에 배치된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도 2%대를 맴돌고 있다.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는 첫 회가 방송될 때만 해도 지금껏 보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포맷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청률은 하향세다.

MBC가 가장 뼈아파 하는 것은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정체현상이다. ‘김재철-김장겸 사장 체제’하에서 곤두박질쳤던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5일 시청률은 각 2.5%와 2.0%로 지상파 3사 중 최하위이고, 종합편성채널인 JTBC(3%대)에도 밀리는 수준이다.

시청률의 하락은 결국 회사 경영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

MBC의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따르면 지난해 MBC는 56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것이 올해에도 영향을 미쳐 약 7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라면 적자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비관적 전망 속에 지난달 중순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는 야권 추천 이사들이 시청률 부진의 책임을 물어 최 사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냈으나 부결됐다.

MBC의 끝없는 추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파업 여파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확 달라진 방송환경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 시청자를 빼앗기는 상황에 MBC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파업 기간이 워낙 길었기 때문에 정상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달 중순 방문진 이사회가 새로 구성된다. 그 이후가 MBC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적기”라며 “MBC 구성원들이 우선 내부 반목과 갈등부터 극복해야 오랜 시간 동안 무너져내린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이미지 크게보기 ‘뉴스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