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0원이하 전체 38%
관련 통계작성 후 최대치 기록
100억원이상 기업도 12.1% ↑

지난해 순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이 크게 늘어난 반면 100억 원 이상 순이익을 올린 기업도 크게 늘어 기업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0원 이하’라고 신고한 법인은 26만4564개로, 전년(24만916개)보다 9.8% 증가했다. 1년간 순이익을 전혀 내지 못했거나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의미로, 전체 법인세 신고 법인(69만5445개)의 38.0%를 차지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이익 0원 이하’ 법인 비중은 2012년 37.2%에서 2014년 36.9%로 떨어졌다가 2015년 37.2%, 2016년 37.4% 등으로 3년째 상승세다.

연간 순이익이 1000만 원을 넘지 못한 기업도 8만5468개를 기록했다. 순이익이 한 푼도 없는 기업과 함께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50.3%를 나타냈다. 법인세 신고 기업의 절반가량이 사실상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순이익이 100억 원 이상인 기업도 2394개로, 전년(2136개)보다 12.1% 증가했다. 증가세로 보면 ‘순이익 0원 이하’ 법인 증가세를 넘어서는 것으로, 기업 순이익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법인세는 전년보다 7조1000억 원 늘어난 59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상장 법인 실적이 개선되면서 세수가 늘었다고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순이익이 많이 늘어난 일부 기업에 의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실제, 지난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지정집단의 2배에 달하는 100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또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그룹 상장사 법인세 비용은 전년 10조2700억 원보다 72% 늘어난 17조554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