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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주여성 홍민희 씨
경찰학교 졸업 ‘순경 첫발’
“이주여성 정착 돕고 싶어요”

‘이주여성’인 홍민희(33·사진) 순경은 3일 경찰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3일 오전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제293기 졸업식에서 홍 순경은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베트남 출신인 홍 순경은 2005년 조선대 경제학과에 입학하며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홍 순경은 베트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 시험을 준비했지만, “위험한 일은 안 된다”는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다. 이후 홍 순경은 한국 유학을 권유한 아버지의 뜻을 따라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경찰이 되겠다는 목표는 더욱 강해졌다.

특히 광주 출입국사무소에서의 경험은 중앙경찰학교에 지원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홍 순경은 “2009년 대학 졸업 때까지 출입국사무소에서 베트남어 통역을 맡았다”며 “문화 차이와 의사소통 문제로 범죄를 저지른 이주여성들을 많이 만났고, 경찰이 돼 이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한국인과 결혼한 홍 순경은 2010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세 아이를 낳고 기르느라 체중이 100㎏까지 불었던 홍 순경은 중앙경찰학교 입학을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고 40㎏ 가까이 감량했다. 홍 순경은 “체력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지독하게 운동했다”며 “경찰이 되는 걸 끝까지 반대했던 아버지가 이런 노력에 감동했는지 이제는 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고 소개했다. 홍 순경은 전남 장성경찰서 읍내파출소에 배치됐다.

중앙경찰학교는 매년 경찰 신규 인력의 96%를 배출한다. 특히 어린이, 여성,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순경들이 중앙경찰학교에서 길러진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34주간의 교육을 이수한 졸업생 2559명은 “믿음직한 경찰이 되겠다”는 선서와 함께 각오를 다졌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