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거절하는 법 상담하기도

경기 호조 국면에 들어선 일본의 올해 초 대졸자 취업률이 8년 연속 상승해 77.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들이 채용을 크게 늘리면서 정규직 취업은 늘고 비정규직 취업은 줄어들고 있어 일본에서는 이웃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는 문자 그대로 ‘남의 나라 얘기’가 되고 있다.

3일 지지(時事)통신은 일본 문부과학성의 발표를 근거로 올해 봄 졸업한 56만5000여 명 중 43만6000여 명이 취업해 77.1%의 취업률을 보였으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포인트 상승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25년 만의 최고로 일본 언론들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10년 60.8%까지 취업률이 급감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사를 담당한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경기 호조로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면서 취업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업의 질 또한 크게 향상돼 올해 정규직 취업자는 41만9000여 명으로 전체 취업자 중 74.1%에 달했다. 반면 계약·파견근로 등 비정규직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감소한 3.0%였으며, 아르바이트·파트타임 취업도 0.1%포인트 감소한 1.5%에 불과했다. 취업난이 줄어들면서 대학원 입학생 수는 8년 연속 줄어든 6만6825명 수준이며, 취업이나 진학을 하지 않은 대졸자는 지난해에 비해 0.8%포인트 감소한 7.0%로 나타났다.

한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여러 곳의 기업으로부터 취업 내정을 받은 후 이를 거절하는 방법을 대학에 상담할 정도로 취업 시장에서 구직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릿쿄(立敎)대 취업센터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화로 내정을 취소할지, 이메일로 취소할지를 두고 상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이메일을 쓰는 편”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혹시 학생들에게 ‘내정 사퇴 연락이 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매일 가슴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