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폰 강화 놓고 제조사·이통사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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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폰 고객선호도 높아져”
13일 출시 ‘시그니처 에디션’
LG, 자급제 전용폰으로 결정
삼성도 직접 유통 채널 강화

이통사, 주도권 뺏길라 위기감
中샤오미폰 출시 등으로‘맞불’

LG전자는 오는 13일 출시하는 ‘LG 시그니처 에디션’(사진)을 자급제 전용폰으로 출시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전작(前作) ‘시그니처 에디션(2017)’은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했는데, 이번에는 이통사를 완전 배제하고 직접 유통에 나서는 것이다. 이 스마트폰은 가격이 199만9800원에 이르는 ‘초 프리미엄 폰’으로, LG전자 입장에서는 적잖은 상징성이 있는 폰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결정에 앞서 전작 구매 고객 대상으로 설문을 했다. 그 결과 “이통사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깔리는 게 싫다. 이통사에 종속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자급제 채널을 강화하고 있고, 고객들도 자급제 폰을 선호하는 데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3일 IT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급제 채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직접 유통’ 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에 맞서 이통사들은 유통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중국 업체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 제품군을 다변화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새로 출시하는 프리미엄폰에 대해 예외 없이 자급제폰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9’에 이어 오는 24일 내놓는 ‘갤럭시 노트9’을 자급제용으로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도 LG 시그니처 에디션에 더해 최근 출시한 ‘G7 씽큐’ ‘V35 씽큐’를 자급제용으로도 내놨다. 업계에서는 최신 프리미엄폰의 자급제 비중이 10%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이통사에 대한 협상력 강화 △자급제를 원하는 고객 니즈 상승 △정부의 자급제 채널 활성화 의지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통사는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통 주도권이 제조사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SK텔레콤과 KT는 중국 업체 샤오미의 ‘홍미노트5’를 공식 출시하는 결정을 했다. 이통사가 잘 안 팔리는 중국 스마트폰에 대해 공시지원금을 줘가며 출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열린 자세’로 해외 업체의 스마트폰 출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이통사들이 중국 폰으로 ‘외산폰의 무덤’인 국내 시장에서 당장 ‘대박’을 치겠다는 게 아니라, 향후 자급제 물량이 크게 확대돼 이통사가 스마트폰 확보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이 크다. 이통사 관계자는 “중국 업체라도 끌어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동시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대상 유통 협상력을 지키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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