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관들 잇단 전망

7월물가·수출도 시장예상 하회

JP모건 “4분기에 0.25%P↑”
유진증권도 “10월에 올릴 것”

美연준 금리동결로 여유 생겨

최근 내수 침체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이 4분기에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 9월 금리 인상 전망에 한층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돼 한은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8월, 10월, 11월 세 차례 남겨놓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해외 투자은행(IB)과 국내 증권사들은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한 차례 단행한다면 그 시점이 3분기에서 4분기로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우선 KB증권은 “7월 물가와 수출은 모두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며 “연내 4분기 금리 인상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KB증권은 “8월엔 기저효과로 인해 7월보다 물가 상승 폭이 축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금리 인상 조건(잠재수준 성장과 물가의 정책목표 2% 근접) 발언 이후 한은의 금리 인상은 이제 시점의 문제가 됐다”며 “아직 정책 목표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물가와 약화된 경기 모멘텀을 고려할 때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경제 성장세가 잠재 수준 그대로 가고 물가도 2%에 수렴하는 전제가 된다면 기준금리의 완화된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JP모건도 지난 1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4분기에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P모건은 그동안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를 8월로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외 기관들이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은 무엇보다 내수 침체에 따른 경기 둔화가 현실화됐다는 점과 체감 물가의 폭등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소비자물가 수준은 예상보다 낮게 형성됐다는 점 때문이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 상승한 바 있는데, 이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한은 목표(2.0%)에 여전히 크게 못 미친다.

한은의 3분기 금리 인상 전망도 일부 남아있다. 한은이 8월에도 금리를 동결한다면 미국과의 금리 인상 격차 확대로 인해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1.75~2.0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해 차기 회의가 예정된 9월까지는 시간을 벌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