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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업체들 ‘AI비서’ 기술경쟁

2023년엔 90%까지 육박할 듯
구글·애플이 86% 점유율 장악
‘거대시장 바탕’ 바이두 급성장

삼성전자, AI기술 고도화 총력
내달 ‘갤럭시 노트9’공개 맞춰
빅스비 ‘2.0’ 으로 업그레이드

이미지 크게보기 삼성전자 ‘빅스비’

올해 팔리는 스마트폰 2대 중 1대는 인공지능(AI) 비서를 탑재한다.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표준화되고 차별화 요소로 AI가 부각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AI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른 양상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AI 비서 탑재율은 작년 36.6%에서 올해 47.4%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I 비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2020년 69.9%로 3분의 2를 넘어서고 2023년에는 89.9%로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 간에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SA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 AI 비서 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46.7%, 애플이 40.1%로 양사가 장악했다. 이어 10% 초반대 점유율로 바이두(百度)와 삼성전자가 뒤를 이었다.

앞으로 5년 후 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구글, 중국 바이두의 점유율은 점차 높아지는 반면 애플 시리와 삼성전자 빅스비의 점유율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올해 51.3%에서 2023년 60%대로 몸집을 불리고 바이두의 ‘듀어 OS’ 점유율은 올해 17.2%에서 2023년 20%를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또 애플의 시리는 올해 31.5%에서 2023년 점유율이 반 토막 나고, 삼성전자의 빅스비는 7%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중저가폰에서 AI 비서의 입지를 부쩍 넓혔고 바이두는 강력한 자국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빅스비와 시리는 자사 스마트폰에만 적용된다는 태생적 한계에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기능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삼성전자 등은 자사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9일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을 공개하면서 ‘빅스비 2.0’을 내놓는다.

빅스비는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 S8에 처음 탑재된 이후 1년 반 만에 업그레이드돼 공개되는 셈이다. 음성 인식률과 다른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 등 기능적인 측면이 보강됐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어 처리 기능과 소음 제거 기능도 개선되고 응답 시간도 더 빨라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아마존과 구글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빅스비2.0팀에 연구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빅스비의 음성인식률 개선을 위해 말하는 로봇을 개발한 국내 업체인 ‘플런티’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찾아주는 기술을 가진 미국의 ‘케이엔진’도 사들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으로 폭넓게 쓸 수 있는 AI 비서를 선보일 것”이라며 “빅스비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등을 개방해 협력업체 참여를 유도하고 생태계도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1년 처음 시리를 내놓은 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애플은 최근 구글 AI 총책임자였던 존 지안안드레아를 영입하고 AI팀과 머신러닝팀을 통합했다. 그동안 애플의 시리는 응답률과 정확도가 낮다는 점이 지적을 받아왔다.

SA 측은 “단말기의 AI 기능이 향상되면서 AI 비서의 사용 사례가 다양해졌다”며 “우리의 일상적인 비서가 되는 스마트폰에 대한 꿈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