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내일 8년만에 來韓공연’… 오늘 새벽 입국한 밥 딜런

별도 기자회견 등 공개행사 사절
재떨이 요구 ‘금연’설명에 “OK”
“음향 집중” 스크린 설치는 “NO”

“공개행사는 사절… 대기실에 한국식 불고기 준비해달라.”

노벨문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뮤지션 밥 딜런(사진)이 공연에 하루 앞선 26일 새벽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10년 내한공연 이후 8년만.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내한공연이다. 공연기획사인 파파스이엔엠에 따르면 밥 딜런은 27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8 아시아 투어’의 첫 포문을 여는 서울 공연을 개최한다.

노벨상을 받은 대중 가수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입국 후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공개행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의 한 호텔에 머물며 공연에만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공연장의 필수 장비인 스크린도 설치되지 않는다. 7000석 규모의 체조경기장에서 뒷자리 관객의 관람 편의를 고려해 기획사 측이 스크린 설치를 요청했으나 밥 딜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귀로 듣는 공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대신 밥 딜런은 음향시설에 신경 써줄 것을 특별히 주문했다.

무대 밖 환경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요청을 하지 않았다. 밥 딜런은 대기실에 “한국식 불고기 국수와 와인 3병, 재떨이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떨이와 관련, “한국에선 모든 공연장이 금연구역”이라고 기획사가 양해를 구하자 수긍했다.

대중성뿐 아니라 사회성 짙은 음악을 끊임없이 발표해온 밥 딜런은 철학적인 가사와 진솔한 메시지로 시대와 세대를 넘어 전 세계 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이런 공로로 그래미어워즈 평생 공로상과 퓰리처상 특별상을 받았으며 노벨문학상까지 받았다. 2012년에는 미국에서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자유훈장, 2013년엔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기도 했다. 스튜디오 앨범 38장을 포함해 650여 곡을 발표, 1억2500만 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밥 딜런은 이번에 그의 최근 곡들은 물론, ‘돈트 싱크 트와이스(Don’t Think Twice)’ ‘잇츠 올 라이트(It’s All Right)’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곡들로 리스트를 구성해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연 이후 밥 딜런은 8월 말까지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