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해외출장 지원 점검

권익위, 소속기관에 즉시 통보
9월까지 청탁금지법 일제정비

국민권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1483개 공공기관 대상 해외출장 지원 실태 점검 결과를 보면, 국회의원 상당수가 피감기관인 공공기관에서 비용을 지원받아 해당 기관과 관련 없는 목적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권익위가 발표한 피감·산하 기관 부당 지원 해외 출장 사례(22개 기관, 51건)를 보면 한 상임위 국회의원과 입법조사관은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가서 재단 업무와 관련 없는 해외 공관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이처럼 피감·산하 기관의 공식적 행사로 보기 어려운 해외 출장을 지원한 사례는 18개 기관, 37건이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시의원 1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방문단을 구성해 해외 과학기술전시회를 참관한 사례도 있었다. 이는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제13조에서 ‘지방의원은 다른 기관·단체로부터 해외출장을 지원받을 수 없다’는 조항에 위배된다.

법령·기준이나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도 4개 기관, 14건이었다. 중앙부처가 매년 상임위 국회의원과 입법조사관 등에게 단순히 정책을 설명할 목적으로 해외출장을 보내준 경우가 있었다.

직무 관련성이 있는 민간기관이나 단체로부터 해외부당 출장 지원을 받은 공직자도 상당수였다. 28개 기관에서 86건이 신고됐고, 지원받은 공직자는 165명이었다. 위탁납품업체로부터 매년 간부 공무원 부부동반 해외 출장 지원을 받은 중앙부처를 비롯해 해외 사업 설명회를 하면서 계약·감독 대상인 민간항공사로부터 항공권을 지원받은 공기업도 있었다. 중앙부처 공무원의 해외 출장 비용을 감독 대상인 민간기업이 내준 사례도 파악됐다.

권익위는 이 같은 부당지원이 재발하지 않도록 점검 결과를 해당 감독기관 및 소속기관에 즉시 통보할 방침이다. 통보를 받은 감독기관 및 소속기관은 관계자 소명 청취 등의 추가 확인·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 징계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 권익위는 오는 9월까지 청탁금지법 해석기준을 보완하고, 관련 법령도 일제히 정비할 계획이다. 정비가 완료되면 국익 등의 차원이 아닌 단순 협력사업, 외유성 프로그램 등을 명목으로 하는 공직자 해외 출장에 대한 지원은 제한된다.

김영주·박준희 기자 everywhere@munhwa.com